'반 신동빈' 전선 균열…신동인 "친 신동주 아니다" 사임

입력 2015-08-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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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이사장도 한발 물러선 듯
신 총괄회장 알츠하이머 진단설
신동빈 회장, 11일 사과문 발표



[ 유승호 기자 ]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반(反)신동빈’ 전선이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이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에 오르는 등 승세를 굳혀가는 데 따른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신동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은 10일 “오해와 불명예를 벗기 위해 8월 말로 구단주 대행을 사임하려 한다”며 “친(親)신동주니, 반신동빈이니 하는 이야기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구단주 대행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5촌 조카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달 27일 신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라고 지시할 때 동행해 ‘반신동빈’ 동맹의 일원으로 꼽혀왔다.

신 구단주 대행은 “도쿄에 갈 때 말썽이 생기고 시끄러울 것 같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지시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 그는 또 “신 총괄회장이 7월15일 불러 밝힐 수 없는 지시를 했지만 집행하지 않고 잘 해결되도록 기다렸다”고 했다. 7월15일은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된 날이다. 그는 그러나 신 총괄회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도 반신동빈 전선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신 이사장이 딸 장선윤 호텔롯데 상무를 통해 자신이 어느 한편에 선 것처럼 오해하지 말라는 뜻을 신동빈 회장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이번 분쟁 초기 신 회장 측으로부터 ‘사태의 주동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후계자”라고 주장해온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도 지난 3일 이후 경영권 분쟁에 관한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건강이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신 총괄회장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 중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그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서명 지시서와 동영상 등을 공개하며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이 지시서와 동영상을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신 회장은 11일 오전 11시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후계 분쟁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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