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매출 내리막길…외부 투자유치 나서
위기의 한경희 사장 "앞으로 사업에만 집중…주방 신제품으로 위기 돌파"
[ 안재광 / 정영효 기자 ] 스팀청소기를 개발해 ‘성공신화’를 쓴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사장은 요즘 밤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과 강연 등 외부 활동으로 바빴던 그는 “회사 일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 없이도 회사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갖추게 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회사가 자리 잡지도 못한 상황에서 얼마나 위험한 발상이었는지 최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한 사장이 스스로 반성할 만큼 회사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한경희 사장의 반성
한경희생활과학 위기설은 작년 말부터 나왔다. 매출이 2009년 975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계속 줄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633억원까지 떨어졌다. 200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적자를 내기도 했다. 실적이 악화된 것은 ‘히트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2001년 스팀청소기를 내놨다. 이 제품은 1000만대가 넘게 팔렸다. 스팀청소기 성공 이후 한경희생활과학은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인기를 끈 상품은 없었다. 한 사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는 동안에도 외부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한경희라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회사를 만드는 게 그의 목표였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위험한 발상’이었다.
작년에 터진 ‘모뉴엘 사태’는 한경희생활과학을 더 힘들게 했다. ‘한경희생활과학도 모뉴엘과 비슷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은행들은 모뉴엘과 동종업계의 한경희생활과학에 대출해준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한 사장은 작년 말 경영권 매각까지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현대홈쇼핑 등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을 팔려고 했다가 무산됐다고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경영권 매각 추진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신제품 개발에 자금이 필요해 지분 투자를 일부 받으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권을 내놓을 생각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 유치도 회사 가치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지금은 보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동종업계에서도 ‘한경희가 빠진 한경희생활과학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가치가 있는 한경희생활과학 브랜드를 지키려면 한 사장이 어떻게든 회사를 대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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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신상품 줄줄이 쏟아낸다
한 사장은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부터 8~10가지 신제품을 줄줄이 쏟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주부의 마음을 얻는 ‘틈새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들 제품이 팔리면 현금흐름도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르면 다음달께 나올 ‘가위칼’(가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도마를 꺼내지 않고 재료를 썰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음식을 할 때 가장 번거로운 일 중 하나가 도마를 씻는 것인데, 가위칼을 쓰면 도마가 아예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한 사장은 “가위칼을 시작으로 주방용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스팀청소기 완결판’도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걸레가 마르지 않게 물이 자동으로 공급되고 스팀까지 나오는 제품”이라고 한 사장은 설명했다.
지난 4월 시작한 ‘홈케어 서비스’는 더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청소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집안 정리정돈 컨설팅을 제공하고 인테리어 용품까지 팔겠다는 것이다.
안재광/정영효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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