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시작도 못한 3차원 낸드…삼성전자는 '3세대' 대량생산

입력 2015-08-11 18:17  

저장용량 두 배로 키우고
원가 경쟁력도 강화

경쟁사들 24단도 생산 못해
3D낸드 독주 체제 구축
SSD 시장 '싹쓸이' 전략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가 칩을 48단으로 쌓은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했다. 48단은 평면 낸드에 비해 성능뿐 아니라 원가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품이다. 낸드는 높게 쌓으면 쌓을수록 원가가 줄고 집적도는 높아지지만 쌓기가 어렵다. 일본 도시바 등 경쟁사들은 아직 24단 제품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유일하게 3D 낸드를 만들어 온 삼성전자는 48단 제품을 활용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확산으로 커지는 낸드 시장을 ‘싹쓸이’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을 선점한 뒤 내년께 경쟁사가 따라오면 제품값을 떨어뜨려 투자 회수를 어렵게 하는 ‘골든 프라이스’ 전략도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독주하는 3D 기술, 업계는 쳐다보기만

삼성전자는 11일 세계 최초로 256기가비트(Gb) 3D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3년 24단, 지난해 32단을 쌓은 칩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에 이어 층수를 더 높인 것. 칩을 높이 쌓으면서 지금까지 128Gb였던 저장 용량도 두 배로 키웠다. 이에 따라 칩 하나만으로도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32기가바이트(GB) 용량의 메모리카드를 만들 수 있다.

3D 기술은 미세공정 기술이 1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에서 벽에 부딪히자 개발한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로 쌓으면 쌓을수록 용량이 커지는 데다 셀 간 간섭은 줄어 신뢰성이 높고 소비전력이 낮다”고 3D 기술을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개발해 2013년 8월 제품 양산을 시작했지만, 경쟁사들은 아직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낸드를 발명하고 최초로 양산한 ‘원조’ 도시바는 지난 3월 48단 적층 낸드를 개발했다며 올해 양산하겠다고만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36단 제품을 개발 중이며 마이크론은 개발 성과가 아직 없다.

삼성전자의 48단 제품 양산이 더 의미가 있는 건 3D 기술이 48단 적층 단계부터 본격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동안 양산한 24~32단 제품은 평면 낸드에 비해 소비전력이 낮고, 신뢰성은 개선했지만 가격이 비싸 일부 고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만 사용했다. 특히 48단의 경우 칩 무게가 증가해 휘어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등 기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세대 3D 낸드의 원가 경쟁력은 그 어떤 제품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SSD 시장을 노려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역량을 집중해 48단 3D 낸드를 만들어낸 건 낸드 시장이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 수요 덕분에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D램은 PC 판매 감소의 여파?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낸드는 SSD가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며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메모리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D램의 경우 올 들어 38% 떨어졌지만 낸드는 25% 내리는 데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SSD 시장은 지난해 117억달러 규모에서 올해 132억달러, 내년에는 144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가격과 성능, 소비전력 등 모든 면에서 평면 낸드에 비해 앞선 48단 3D 낸드를 대량 양산해 SSD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경쟁사들이 제품 개발에 성공해 따라오면 값을 떨어뜨리는 골든 프라이스 전략도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한발 앞선 미세공정 기술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뒤 이 같은 전략으로 경쟁사들을 몰아냈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48단 3D 낸드 양산으로 더욱 편리한 대용량 고효율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초고속 프리미엄 SSD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2015 한경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 개막..실시간 매매내역,문자알림 서비스!!
[이슈] 40호가 창 보면서 거래하는 기술 특허출원! 수익확률 대폭상승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