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보유 현금만 5조원 넘어
회사채 발행 등은 쉽지 않을 듯
[ 이태호/하헌형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밝힌 지배구조 개편의 관건은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데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에는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전 계열사의 2~3년치 순이익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 회장은 “연구개발과 신규 채용 등 그룹의 주요 활동이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며 부담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롯데 계열사의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자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들이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 32개 주요 계열사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모두 5조418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합산 부채비율도 94.7%에 불과하다. 롯데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삼성그룹과 함께 국내 최상위로 꼽힌다.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호텔 등 ‘AA+’(투자등급 상위 두 번째)를 받은 우량 계열사만 5곳에 이른다. 한 투자은행(IB) 喚窩渼?“비금융 계열 자산만 90조원에 이르는 그룹사로 보유 현금과 대출만으로도 7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빚 부담을 낮추려면 기업공개(IPO)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룹 지주회사 격인 롯데호텔은 3월 말 현재 순자산이 9조4700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이 순자산 가치와 일치한다고 가정하면 30%의 신주만 공모해도 3조원 수준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 롯데그룹 전체 80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곳에 불과하다.
다만 계열사 매각이나 공모 회사채 발행은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 탓에 계열사를 팔기 어렵고, 의욕적으로 인수한 기업을 싸게 되파는 것도 배임 이슈에 휘말릴 수 있다”며 “투자 위험을 상세히 기재해야 하는 공모 회사채 발행도 롯데 측이 한동안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태호/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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