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줄인 저축은행업계, 7년 만에 흑자 전환

입력 2015-08-11 19:35   수정 2015-08-1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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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건전성 꾸준히 개선해
79개社 합계 손익 5008억

흑자 지속될지는 미지수
시중은행 중간금리대출 공략 맞서
고객밀착 등 영업망 확장 필요



[ 김일규 기자 ] 저축은행업계가 7년 만에 흑자를 냈다. 누적된 부실로 2011~2013년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를 겪은 뒤 건전성을 꾸준히 개선한 결과다. 그러나 은행이 연 10%대 중금리 대출시장에 뛰어들어 저축은행과 경쟁하기 시작한 만큼 흑자를 지속하려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銀, 건전성 개선에 흑자 전환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저축은행 경영실적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은 2014회계연도(2014년 7월~2015년 6월)에 500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79개사 중 68개사가 흑자, 11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저축은행들은 2013회계연도에 5089억원의 적자를 냈다.

저축은행업계의 흑자는 7년 만이다. 저축은행들은 2007회계연도에 3367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13회계연도까지 적자를 냈다. 2010회계연도의 적자 규모는 2조7777억원까지 급증했다. 부실 대출에 따라 20여개 저축은행이 무더기로 퇴출당한 여파였다.

저축은행업계의 흑자 전환은 부실채권을 꾸준히 매각하고 자산건전성을 개선해 대손충당금을 크게 줄인 덕분이다. 2012회계연도에 1조5587억원에 달했던 대손충당금은 2014회계연도에 5750억원으로 2년 만에 3분의 1 규모로 줄었다.

자산건전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전체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 여신 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6월 말 18.9%에서 올 6월 말 12.3%로 1년 만에 6.6%포인트 감소했다. 연체율은 같은 기간 17.6%에서 11.5%로 떨어졌다. 장병용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저축은행 부실채권 감축 계획에 따라 내년 말까지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11.7%까지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형 금융 활성화해야”

저축은행업계가 지속적인 흑자를 내려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은행과 대부업계가 저축은행 영업시장을 파고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연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저축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여당과 정부가 연내 대부업 최고금리를 연 34.9%에서 연 29.9%로 낮추기로 한 것도 저축은행업계엔 부담이다.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20%대인 만큼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대부업체로 이탈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들이 ‘관계형 금융’을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각 저축은행이 영업권에 거주하는 소비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얻은 정보를 영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심 고객을 선정해 정기 방문하고 기념일에 선물을 발송하는 등 신뢰를 쌓아가면 해당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냘求?등의 방식으로 영업망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차주에 대한 평판을 직접 확인하고, 해당 지역 거주 기간이나 가족, 환경 등 정성적 정보를 여신심사에 활용하면 연체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출모집인 의존도를 낮추고 차주의 영업장이나 담보물을 직접 확인한 경우에만 대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 국장은 “저축은행이 관계형 금융 등을 통해 영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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