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메르스 타격' 면세점·화장품, 위안화 절하에 울까

입력 2015-08-13 15:13   수정 2015-08-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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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타격을 입은 유통업계가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에 떨고 있다. 위안화 약세로 요우커(중국인 여행객)의 감소와 가격 경쟁력 약화로 국내 면세점과 화장품 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3일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1.62% 낮춘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11일 이후 사흘 연속 평가 절하에 나선 것이다. 사흘간 중국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4.66% 떨어졌다. 다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평가절하 기조가 계속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위안화 평가 절하에 따른 요우커 방한 감소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관광객 유입이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위안화 약세 흐름에도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최고점을 경신했다. 중국의 해외관광 산업이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도 환율에 대한 저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의 해외관광 산업은 성숙산업에 진입해있고 문화적 특성상 환율에 민감하지만 중국인은 다르다"며 "중국인의 여행 수요는 일본인과 달리 환꼬?민감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한 메르스는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였지만 위안화 절하는 다른 관광 대상국가에도 같은 영향을 미쳐 상대적으로 방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 확률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위안화 절하 여파가 크지 않을 경우 중국 최대의 명절인 중추절(추석)이 있는 10월에는 면세점 매출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된 7월에는 시내 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70% 감소했고 8월에도 절반 수준에 그쳤다"며 "'메르스 쇼크'가 정상화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적을 수는 있지만 위안화 절하보다는 메르스 사태의 후폭풍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종의 경우 기업별로 편차가 갈리겠지만 역시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요우커 수요가 유지된다면 환율 변화를 감안해도 국내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저렴해 관련 실적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이 한국 주요 화장품 제품의 채널별 가격을 분석한 결과, 면세점이 중국 온라인몰(T몰 기준)보다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위안화 절하에 따른 단편적인 영향보다는 중장기적인 중국 내수 시장 방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인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은 브랜드력과 합리적인 가격, 고품질을 인정했기 때문이어서 위안화 절하로 인한 구매 감소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이번 조치로 중국 내수 시장이 살아난다면 현지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위안화 절하로 인한 현지에서의 제품 가격 인상 등의 단기적인 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위안화 절하뿐 아니라 현재 중국의 상황과 정책적 변화를 복합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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