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부진하자 자금이탈 거세
"포트폴리오 단순해 운용 힘들어"
[ 송형석 기자 ] 특정 그룹 계열사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그룹주 펀드’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주요 그룹에 소속된 제조업체들 주가가 2년 이상 약세에 머무르고 있는 탓이다.
13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33개 삼성그룹주펀드의 설정액은 4조2813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만 설정액이 11.9% 줄었다. 2년 전부터 계산하면 설정액 감소폭이 33.8%에 달했다. 다른 그룹주 펀드들은 설정액이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 현대자동차, LG 등 삼성 이외의 그룹사 주식에 투자하는 28개 펀드의 12일 기준 설정액은 2년 전보다 58.68% 감소한 8832억원에 그쳤다.
그룹주 펀드들에서 자금이 탈출하고 있는 이유는 수익률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주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의 연초 이후 손실률은 8.56%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손실률이 20%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현대그룹플러스’는 올해 들어서만 16% 이상 평가액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그룹주 펀드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요 그룹들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수출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보니, 요즘과 같은 중소형 ?장세에서는 힘을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던 관행이 사라졌다는 점도 그룹주 펀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는 “그룹주 펀드들은 투자 종목군이 지나치게 좁아 위기가 닥쳤을 때 펀드매니저가 대응하기 힘들다”며 “요즘처럼 산업 지도가 빠르게 재편되는 시기에는 투자종목군이 다양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하지 못하는 펀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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