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한복판엔 건립 안돼"…창원시 '위안부 소녀상' 갈등

입력 2015-08-13 19:09  

마산합포구 상인들 반대
"번화가 대신 광장이 적합"



[ 김해연 기자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위안부 소녀상’ 건립이 인근 상인들의 장소 변경 요구로 진통을 겪고 있다.

오동동 상인모임과 건물주 20여명은 13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소녀상은 민족의 아픔이기 때문에 전통술집 거리, 유흥가가 아니라 좀 더 경건한 곳에 모시는 것이 도리”라며 장소 변경을 요구했다. 이들은 “마치 오동동 상인과 건물주들이 소녀상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곧 조성될 오동동 문화광장 중심부에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건립추진위는 창원시와 협의를 거쳐 광복 70주년을 즈음해 오동동 문화광장 입구 시유지에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다. 시민 성금 9800만원과 도·시비 등 총 사업비 1억500만원으로 154㎝ 높이의 소녀상을 제작하기로 하고 동상을 세울 바닥 기초공사를 하다 주변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정혜숙 건립추진위 총무는 “공청회 등을 거쳐 진행한 사업인데 갑자기 몇몇 상인이 장소 변경을 요구하고 나서 당혹스럽다”며 “추진위는 창원시의 협조를 얻어 14일(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소녀상을 세우고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여성보육과 관계자는 “반대하는 상인들과 공사 현장에서 마찰이 있어 설득하려 했지만 어려웠다”며 “일부 상인의 반대에도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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