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환율개혁' 놓고 우왕좌왕하는 거대한 개도국

입력 2015-08-14 18:07  

중국 인민은행이 어제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처음으로 달러화 대비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5% 내려 고시했다. 지난 13일 “위안화의 추가 평가절하는 없다”고 선언했던 인민은행이 바로 다음날 위안화 가치를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 이어 아시아 주요 증시와 환율도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일단은 ‘위안화 쇼크’가 진정된 모습이다.

그렇지만 월가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안화가 최근 2년간 달러화 대비 환율을 기준으로 볼 때 엔화 유로화 원화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였다는 점을 근거로 앞으로 5~10%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끝났다는 인민은행의 말이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번 위안화 절하가 환율제도 개혁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외신들의 평가는 사뭇 부정적이다. 중국의 통제 시스템이 과연 환율의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추가 절하로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면 자본유출과 디플레 심리가 더 커질 것이고, 그렇다고 현재 환율수준을 유지하자니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이 불가피해 개혁이 후퇴할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중국의 ‘환율개혁’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인위적인 환율인상을 환율개塚막?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그래서다. 중국은 지금껏 위안화 환율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달러 등의 가중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과거 ‘달러 페그제’ 등으로 전격 유턴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의 환율개혁은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중국이 진정 개혁 의지가 있는지, 다시 되돌리는 일이 없을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체면을 많이 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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