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털이 꼼짝마! 가스관에 형광물질 바르는 경찰

입력 2015-08-14 18:39  

경찰서는 요즘…

7~8월 검거율 28%로 낮아
순찰예약제 등 범죄예방 총력
"휴가철 문단속 철저히 해야"



[ 김동현 기자 ] 여름철 국내외 여행이 늘면서 일선 경찰서들이 빈집털이 범죄 검거 및 예방을 위한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형광물질을 건물 바깥 가스 배관에 바르는가 하면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순찰을 해주는 ‘순찰예약제’도 시행하고 있다.

14일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5년간 7~8월에 발생한 빈집털이 범죄는 2만4347건에 이르렀다. 이중 피의자를 검거한 사건은 6968건으로 검거율이 28.6%에 그쳐 다른 기간의 검거율 40%에 크게 못 미쳤다. 경찰 관계자는 “집주인의 국내외 여행으로 범죄 발생 후 며칠이 지나서야 범죄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경찰서에서 빈집털이 범죄 예방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원룸과 다세대 주택이 많은 논현동을 중심으로 건물 바깥의 가스 배관 등에 형광물질을 바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빈집털이가 가스 배관을 타고 2층과 3층 집에 침입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범행 과정에서 형광물질이 몸에 묻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형광물질이 몸에 묻어도 피의자는 미처 모르는 경우가 많아 검거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수서경찰서는 오래된 주택이 많은 대치동과 일원동을 중심으로 창문에 경보기를 부착하고 있다. 창문을 통해 빈집털이가 침입하면 경찰이 바로 파악해 해당 지역에 출동할 수 있다. 올해 부착한 경보기만 500개에 이른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순찰에 보다 내실을 기하기 위해 순찰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휴가 등으로 집을 오랫동안 비우는 사람이 “특정 기간에 순찰해달라”고 요청하면 해당 기간에 집 근처를 집중 순찰한다. 순찰이 끝나면 집 앞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전송해주기도 한다.

일선 경찰서에 순찰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말부터 기동대 소속 경찰관을 지구대와 파출소에 전진 배치했다. 수서서 관계자는 “지난달 말 서울청에서 지원받은 의경 100여명을 범죄 취약지역에 집중 배치했더니 절도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성곤 광명서 생활안전계장은 “빈집털이의 70% 이상이 열린 창문이나 잠그지 않은 대문을 통해 발생한다”며 “문단속만 꼼꼼히 해도 빈집털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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