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지배하는 구조 이제 바꿔야"
내년 2월 선거까지 아시아 집중 공략
TV 중계권료·마케팅 등 개혁에 전력
[ 최만수/도병욱 기자 ]
○“유럽 출신 더 이상 안 돼”
정 명예회장은 ‘최초의 아시아 출신 FIFA 회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제프 블라터 FIFA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으로 상징되는 ‘타락한 유럽’이 세계 축구계를 지배하는 구조에 선전포고를 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지난달 말 FIFA 209개 회원국에 지지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FIFA가 미국, 스위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데는 유럽 축구 지도자들의 책임이 작지 않다”며 “이번 선거의 핵심은 블라터 회장이 40년간 구축해온 부패 체제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냐 말 것이냐”라고 설명했다.
FIFA 운영의 투명성 확보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월드컵의 TV 시청자들이 올림픽보다 세 배 이상 많은데도 FIFA의 TV 중계권료 수익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보다 적은 것은 부패 때문”이라며 “밀실에서 극소수의 관계자들에 의해 결정된 FIFA의 마케팅, TV 중계권료 협상이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회장과 집행위원회, 사법기구 간의 견제와 균형 강화 △총회에서의 열린 토론 △회장직 임기 제한과 자신의 단임 △재정 투명성 제고 △회장의 급여, 보너스, 제반 비용 공개 △각국 협회 재정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 명예회장의 ‘FIFA 대권 도전’은 그동안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블라터 회장을 축으로 한 FIFA의 비리 스캔들이 수면 위로 드러날 무렵부터 그는 “블라터 회장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기존 수뇌부를 향한 날선 비판과 함께 발 빠른 행보를 보여 왔다.
○스포츠 외교 고비마다 승부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전 회장의 여섯째 아들인 정 명예회장은 아버지에 대해 유난히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이 만든 연구소(아산정책연구소)에 아버지의 아호(아산)를 붙였고, 형제들을 설득해 아산나눔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아버지는 모두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걸고 밀어붙이면서 끝내 해낸 승부사였다”며 아버지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이 처음 스포츠 외교무대에 선 건 88서울올림픽을 유치할 때였다. 유치위원장이던 정주영 전 회장은 당시 정 명예회장에게 통역을 맡겼다. 1993년 1월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뒤에는 월드컵 유치에 도전해 150만여㎞를 날아다니며 391일을 해외에서 보낸 끝에 2002년 한·일월드컵을 유치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 같은 스포츠 외교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FIFA 회장 선거도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는 출마 선언 이후 우선 아시아 지역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귀국한 뒤 이번 주말쯤 다시 출국해 아시아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최만수/도병욱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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