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허민, 이번엔 소셜커머스로 '의기투합'

입력 2015-08-17 19:12  

NXC, 위메프에 1000억 '통큰 투자'

7년전 네오플 인수로 인연
위메프 지분 10% 투자

레고·유모차기업 잇단 인수
NXC, 사업 다각화 주력



[ 이호기/강영연 기자 ] 게임회사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가 소셜커머스업체인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47)와 허민 위메프 이사회 의장(39) 간 끈끈한 관계 덕분에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뭉칫돈을 유치한 위메프는 쿠팡, 티켓몬스터(티몬) 등 경쟁사와 더욱 치열하게 시장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고급 유모차업체인 스토케 등을 인수한 NXC는 위메프 지분 참여를 계기로 유망 사업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두 창업주 간 신뢰가 맺은 결실

위메프는 17일 NXC로부터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방식으로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신주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NXC가 10% 정도 위메프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위메프는 현재 창업주인 허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NXC가 평가한 위메프의 기업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쟁사인 쿠팡과 티몬은 최근 해외로부터 수차례 투자를 받았지만 위메프는 이번 투자 유치가 처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상위 3개사가 막대한 자금을 마케팅에 쏟아부으며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쿠팡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유치했다. 티켓몬스터도 지난 4월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이하 KKR)와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총 81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했다. 위메프가 NXC 자본 유치를 계기로 또 다른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면 치킨 게임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XC의 위메프 자본 참여는 김 대표와 허 의장 간 오랜 신뢰 관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의장이 2001년 설립한 게임회사인 네오플은 2005년 ‘던전앤파이터’를 출시했고 중국에서 ‘대박’이 났다.

허 의장은 2008년 회사를 넥슨 측에 매각했고 매각대금 3800억원 가운데 2000억원을 거머쥐며 ‘청년 재벌’이 됐다. 던전앤파이터는 지금도 넥슨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며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NXC 관계자는 “현 위메프 경영진 대부분이 당시 네오플 출신”이라며 “오랜 기간 두 창업자가 교류하며 쌓은 신뢰가 이번 투자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NXC “지속적인 사업 다각화”

NXC는 2006년 넥슨의 지주회사로 설립된 뒤 다양한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 레고 거래 사이트인 ‘브릭링크’와 노르웨이 유모차 회사 ‘스토케’를 잇따라 인수했다. 특히 스토케 인수를 위해 5000억원을 과감하게 투입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도 두 발 전기자동차를 개발하는 미국계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 리츠모터스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번 위메프 투자는 규모 면에서 스토케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NXC 측은 “지난 5년간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800배가량 커졌고 올해도 약 6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위메프가 그동안 외부 투자 없이 자체 자금만으로 쿠팡과 1~2위를 다툴 만큼 효율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기/강영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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