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앱·사진 등 별도 관리
[ 김태훈 기자 ] 직장인 A씨가 사용하는 휴대폰은 두 대다. 하나는 업무용, 하나는 개인용. 불편을 감수하고서도 휴대폰을 두 대씩 들고 다니는 이유는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기 위해서다. 일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업무용폰에만 설치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휴일에는 불필요한 업무 전화를 가려 받을 수 있어서다.
A씨처럼 일과 사생활을 구분해 휴대폰을 사용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한 대를 두 대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한 대의 휴대폰에 전화번호를 두 개 부여해 굳이 휴대폰을 두 개씩 들고 다니지 않아도 번호에 따라 사용처를 달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LG유플러스가 이달 초 내놓은 ‘톡톡 듀얼넘버’는 휴대폰에 두 개의 전화번호를 부여하고 번호에 따라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앱도 두 가지 버전으로 등록할 수 있다. 번호별로 주소록을 별도 관리해 보여주는 ‘퀵 아이콘’ 기능도 사용 ?수 있다.
KT가 지난달 선보인 ‘올레 투폰’도 두 개의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기능을 번호별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메신저 앱과 주소록은 물론 바탕화면, 문자메시지, 사진첩까지 따로 관리할 수 있다. 번호에 따라 스마트폰 바탕 화면까지 구분해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서비스는 두 번째 전화번호를 한 달에 두 차례 변경할 수 있다. 서비스 비용은 월 3000~4000원 선으로 휴대폰 두 개를 유지하는 비용에 비해 저렴하다.
SK텔레콤도 지난해 8월 ‘T페르소나 프리미엄’이란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설정된 번호에 따라 스마트폰의 운용체제(OS) 영역을 둘로 나눠 관리할 수 있다. 번호별 영역이 서로 달라 앱과 데이터를 따로 보관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아직 제약이 따른다. 관련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T페르소나프리미엄 서비스는 LG전자의 스마트폰 ‘G프로2’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 서비스 역시 번호별로 별개의 앱을 운영하려면 LG전자의 ‘G4’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 KT는 이달 중 올레 투폰 서비스 대상을 삼성전자 주요 스마트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최근 KT 스마트폰 이용자 500여명 대상 조사에서 휴대폰을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분리해 사용하고자 하는 응답자 비율이 48%를 차지했다”며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20대 후반 여성과 30대 남성으로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고 사회 활동이 활발할수록 스마트폰 용도를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구분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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