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액트, 이스트 CEO 압박
[ 박해영 기자 ] 영국 롤스로이스가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문을 매각하라는 압박에 직면했다. 지난 4월 취임한 워런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강조하고 있어 경영진과 헤지펀드 간 갈등이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월 말 롤스로이스 지분 5.4%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른 미국 헤지펀드 밸류액트가 롤스로이스를 상대로 자동차와 선박 엔진 등 육상 및 해상부문 사업부를 처분하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시카고 출신으로 피델리티에서 경력을 쌓은 제프 우벤이 2000년 설립한 밸류액트는 미국의 주요 행동주의 펀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13년부터 실적 악화에 시달려온 롤스로이스는 영국 반도체회사 ARM홀딩스를 12년 동안 이끌어온 이스트를 새 CEO로 영입했다. 항공기 엔진 등 롤스로이스의 항공사업 영업이익은 최근 4년간 2배 가까이로 증가한 반면 육상 및 해상사업은 2013년 이후 이익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롤스로이스 주가도 2013년 말 고점을 찍은 이후 30% 이상 떨어졌다.
밸류액트가 롤스로이스의 육상·해상 사업부 처 隙?요구한 것은 이런 약점을 파고든 것이다. 우벤은 롤스로이스가 CEO를 교체한 올해 4월을 전후해 롤스로이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밸류액트는 경영진을 정면에서 공격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CEO를 설득하거나 이사회에 자신들의 우호세력을 참여시키는 방법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롤스로이스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스트 CEO는 중장기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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