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낀 연구팀 '메르스 백신' 찾았다

입력 2015-08-20 03:00  

미국·캐나다 공동 연구진 낙타 실험서 효능 입증


[ 박근태 기자 ] 올해 한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은 두 달 새 36명의 사망자를 내며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502명의 사망자를 냈지만 아직 완벽한 예방법은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재미동포를 포함한 미국과 캐나다 공동 연구진이 유전자(DNA)백신을 투여해 메르스를 막아내는 방법을 찾았다. DNA백신이란 바이러스를 약화시키거나 유사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만드는 일반 백신과 달리 해당 바이러스의 일부 DNA만 추출해 몸속에 주입하는 백신을 말한다.

데이비드 와이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약대 교수와 제프 소울 캐나다 매니토바대 교수, 재미동포 과학자인 조셉 김 미국 이노비오사 최고경영자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메르스 바이러스(사진) 일부 조각을 이용해 DNA백신을 개발하고 쥐와 원숭이, 낙타에게서 면역 효과를 확인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메르스는 2012년 처음 발병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5월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는 병원에서 사람 간에 급속히 전파되면서 순식간에 186명이 감염되고 이 중 36명이 숨지며 세계 바이러스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연구진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DNA에서 세포에 달라붙는 조각을 떼어내 몸에 넣어 면역 항체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백신을 쥐와 원숭이에게 투여하고 6주 뒤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시켰지만 100% 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메르스의 주요 감염 전파원으로 꼽히는 낙타에게 주사한 결과에서도 100% 예방 효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메르스 바이러스 백신 연구는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만 성공했을 뿐 낙타에게서 효능을 입증한 것은 처음이다.

와이너 교수는 “이 백신을 활용해 주요 전파원인 낙타와 인간의 감염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 19일자에 소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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