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본질 호도 위한 것" 일축…북한 "중앙군사위 비상회의 소집"
[ 김대훈 기자 ]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사진)은 20일 포격 도발 직후인 오후 4시50분께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왔다.
김양건은 전통문에서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선전포고’라고 주장하고, “이를 중단하는 실천적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북한이 도발하면서도 한편으로 대화 제의를 하는 계획된 ‘화전양면’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의한 상황 악화라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의 포격 도발 등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대남라인을 총괄하는 김양건이 김 실장에게 ‘대화 舅?rsquo;고 제의한 것은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11년 만에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인해 북한군 전방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양건과 김 실장은 지난해 10월 북한 실세 3인방(황병서, 최용해, 김양건)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방문 때 만난 적이 있다.
한편 북한은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대남 위협 강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최근 조성된 엄중한 사태와 관련해 20일 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가 긴급히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지금 우리는 남조선 괴뢰국방부가 48시간 안으로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최후통첩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36발의 포탄이 민경초소 부근에 떨어졌으며 남측의 포 사격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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