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입찰했던 것보다 사실상 43% 높은 금액
그동안 유상증자 참여 채권단도 노력 인정해줘야
"주식시장 폭락에 건설주 하락 시간 끌수록 채권단에 불리"
[ 서욱진/하수정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21일 오후 4시10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21일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인수희망가격으로 6503억원을 채권단에 수정 제시했다. 최초 가격보다 500억여원 올린 금액이다. 채권단은 다음주까지 박 회장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다른 가격을 역제안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시간을 끄는 것은 채권단에도 이롭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주식시장의 약세 속에 건설업 업황부진까지 겹쳐 금호산업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상 호반건설보다 43% 높아”
박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열린 채권단회의에서 금호산업 인수희망가격을 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금액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제시한 가격은 채권단 실사가격(주당 3만1369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붙인 주당 3만7564원이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50%+1주’를 이 가격에 사게 되면 총 6503억원 규모다. 지난달 박 회장이 채권단과의 협상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제시한 주당 3만4500원(총 5970억원)보다 경영권 프리미엄 10%를 더 얹은 가격이다.
박 회장은 “호반건설 입찰가격보다 22%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이지만 호반건설이 입찰 시에 여러 가지 가격조정 조건 등을 달아놓은 점을 모두 감안하면 사실상 43% 더 높은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4월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 당시 △향후 잠재 위험에 대한 채권단의 보상책임을 무한대로 해줄 것 △가격 협상 조정폭을 5%에서 10%로 확대해줄 것 △주가변동분을 추가로 최종인수가격에서 빼줄 것 등의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면 호반건설 입찰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써 낸 것이라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잘못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왔고 회피하지 않았다”며 “과거 대주주 100% 감자(2010년 10월)에 동의했고 2200억원 유상증자(2012년 6월)에도 참여하지 않았느냐. 그간의 노력을 감안해달라”고 호소했다.
○채권단 매각 합의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채권단이 박 회장이 제안한 가격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날 열린 채권단회의에서도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2차로 제안한 가격 역시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원금(주당 6만원)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과 최대한 빨리 매각해 주인을 찾아주자는 의견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25일까지 채권단의 의견을 취합해 박 회장과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채권단의 최종 제시 가격이 8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사 중 최근 5년간 2000억원 이상의 ‘바이아웃(경영권 매각) 딜’에서 적용된 경영권 프리미엄 45~55%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채권단 일각에선 “주식시장 폭락 속에 금호산업 주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어 시간을 끌수록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21일 금호산업 주가는 박 회장이 새로운 가격을 제시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1.26% 오른 1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달 말(1만8400원)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최종 가격을 통보하면 박 회장은 이로부터 한 달 내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 채권단은 6개월 이내에 제3자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서욱진/하수정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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