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국 런던에 체험 매장…테슬라·BMW 등도 운영
제조사들, 판매수수료 절약…공급과잉 문제도 해소
영업사원은 점점 입지 좁아져
[ 임근호 기자 ] 인터넷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면서 중개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부동산·여행 중개 등에 이어 이번엔 자동차 딜러들이 이런 흐름에 휩쓸릴 위험에 처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전통적인 대리점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갖가지 시도를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 빗댄 ‘자동차 세일즈맨의 죽음’이란 제목으로 21일 보도했다.
지난 1월 현대자동차는 영국 런던 근교의 대형쇼핑몰인 블루워터쇼핑센터에 매장(사진)을 열었다. 화장품 가게인 더바디샵과 장난감 가게인 디즈니스토어 사이에 자리 잡은 이 매장에는 차량 성능을 자랑하며 구매를 권유하는 영업사원이 없다. 방문객은 부담 없이 차량을 살펴보고 전시 차량보다 많이 구비된 태블릿으로 차량 색상을 바꿔본다든지 주행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차가 마음에 들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된다.
미국 테슬라와 독일 BMW, 다임러 역시 이런 매장을 운영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판매점이 애플 스토어를 닮아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애플 스토어에서 방문객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을 마음껏 만져본 다음에 떠난다. 매장 직원은 질문에만 답할 뿐 구입을 독촉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ICDP의 스티브 영 이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영업사원의 말보다 인터넷에서의 평가를 더 신뢰한다”며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은 사람들이 충분히 제품을 만져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볼보는 작년 12월 온라인으로도 모든 차량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시험 삼아 온라인에서 판매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 1927대가 47시간 만에 모두 팔리면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벤츠 제조사 다임러도 독일 함부르크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온라인 시험 판매를 시작했다. 테슬라는 중간 대리점 하나 없이 온라인만으로 전기차를 팔아 2013년 딜러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으나 미국 각 주정부는 테슬라의 직판매를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텍사스, 애리조나, 아이오와, 미시간, 웨스트버지니아 등 5개주만 테슬라의 직판을 금지하고 있다.
대리점 판매망을 간단히 버릴 순 없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은 직판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판매 수수료가 덜 나가기 때문이다.
대런 지포드 플랜트모런 컨설턴트는 “중간에 딜러가 없다면 제조사는 대당 수백에서 수천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며 “이익률이 낮은 완성차 업체로선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2분기 38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3억달러로 영업이익률이 3.4%에 그쳤다.
직판매가 확대되면 자동차 업체들의 과잉 생산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단 생산을 많이 한 뒤에 재고 물량을 딜러에 떠넘기는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며 “낭비가 줄어 차 회사 주주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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