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량 적은 아마추어들도 휘는 샷 일관되면 싱글 가능
슬라이스나 혹을 고쳐달라며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교정을 받으러 오는 이들 중 대다수는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샷을 재현해내지 못한다.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어제는 분명 훅이 났는데….”
문제의 샷을 제대로 재현하는 소수의 사람에게 묻는다. 그 일관성이면 싱글을 할 텐데 왜 고치려 하느냐고. 그 병이 급성인지 만성인지도 본다. 급성이면 감기 같은 것이니 빈 스윙이나 하면서 경과를 보자고 한다. 사흘만 쉬면 대부분 상태가 호전된다. 그 사흘을 못 견디고 스윙을 뜯어고치기 시작하면 멀쩡하던 스윙도 병이 든다. 의사가 병을 만들고 병원이 병을 키우는 격이다.
만성병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만성병은 오랜 세월 나름의 안정성(병증)을 확보하느라 시간과 노력이 든 결과이기 때문이다. 교정하려면 그에 비례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그냥 살자’가 현실적이다. 하지만 심한 슬라이스나 훅은 교정이 필요하다. 거리 손실이 워낙 크고 티잉그라운드에서 생뚱맞은 방향으로 어드레스해야 하는 엉뚱함(?) 때문에도 그렇다. 가장 쉬운 교정이 일관된 훅, 슬라이스다. 고속카메라로 들여다보고 5분 정도 함께 실습하면 쉬이 고칠 수 있다.
이런 구질보다 더 중요한 게 공이 떨어지는 지점의 편차인 산포도(散布度)다. 대다수 아마추어는 연습량이 모자라 일정한 경향성이 나오기 힘들다. 어떤 날은 훅, 또 어떤 날은 슬라이스가 난다. 똑바로 날아가는 샷? 그건 ‘미러클 샷’이라 한다. 열심히 노력해 산포를 줄이는 일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구질에 연연하면 그것을 교정하느라 시행착오를 겪고, 결국 몸동작 연구에 매진하게 된다. 그 결과 목표에 대한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실전에서 터무니없는 샷을 하는 원인이 된다.
산포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거리를 줄이는 거다. 거리를 줄이면 산포가 확실히 좁아진다. 7번 아이언으로 굳이 150m를 보내려고 기를 쓸 필요가 없다. 130m를 목표로 쳐봤더니 산포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면 그 샷으로 버디 찬스를 만들어내는 게 골프다.
골프는 얼마나 멀리, 얼마나 똑바로 쳤는지를 묻는 게임이 아니다. 얼마나 좁은 산포의 샷을 할 수 있는가 또는 얼마나 일관되게 치는가를 묻는 게임이다. 죽어라 연습해도 산포가 조금 줄어들 뿐 언제나 원하는 곳으로 가는 샷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혹 그런 샷이 어느 날 나타났더라도 다음날 그 샷을 재현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런 신기루 같은 일에 도전할 필요는 없다.
산포를 줄여가는 일은 평생의 과업이다. 골프란 ‘무기의 불완전성’을 전략으로 커버해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게 골프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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