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에서 셰일가스 혁명과 국제유가 하락을 예견한 것은 한 치도 어긋나지 않았다. 4년 전 ‘에너지 시장 큰 판이 흔들리고 있다’(2011년 5월13일자)부터 ‘세계 에너지시장 격변…국부가 재편되고 있다’(2014년 12월1일자)까지 끊임없이 경종을 울린 그대로다. ‘슈퍼달러의 재현’(2014년 12월9일자), ‘저유가발(發) 신흥국 위기’(2014년 12월17일자)는 정확하게 그 결과다. 최근 위안화 쇼크와 금융시장 혼란도 ‘본질은 강(强)달러의 복귀’(2015년 8월13일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훨씬 이해가 쉬울 것이다.
미국 양적 완화 종료 이후 필시 환율전쟁이 벌어질 것을 점치며 ‘세계경제 더 어두운 시기가 다가온다’(2013년 11월4일자)고 경고한 것도 예상대로 되고 말았다. ‘돈 찍어 쌓아올린 세계 증시, 블랙스완에 떤다’(2014년 10월5일자)고 우려했듯이 돈의 힘으로 밀어올린 주가가 사상누각임을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돈만 풀어서 살아난 경제는 없다. 그리스 사태의 해법이 땀과 노력뿐이며, 미국 독일 일본 영국 등이 ‘제조업에 사력을 다한다’(2014년 1월4일자)고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건 경제민주화가 지금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도 마찬가지다. 골목에 갇혀 혁신과 경쟁을 가로막았기에 ‘생산성 추락은 경제민주화의 당연한 결과’(2014년 1월18일자)였다. 그렇게 ‘서비스 일자리 막아놓고 무슨 소득주도 성장이 가능하겠나’(2015년 4월26일자). 노동개혁도 생산성을 넘는 임금, 정규직 과보호라는 ‘87체제 일탈을 걷어내는 것이 핵심’(2014년 11월28일자)이라는 지적과 달리 변죽만 울리고 있으니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비상한 위기국면임은 남북 간 군사적 대립 탓만은 아니다. 경제 체력은 고갈되고, 구조적 적폐는 해결의 실마리가 안 보인다. 이게 진짜 위기다. 1997년 그때처럼 정치는 갈등과 무지의 덫에 빠졌고, 토론은 실종됐다. 싱크탱크들은 침묵한다. 총체적 지력(知力) 저하다. 정보를 보고도 모르고, 비상벨이 울려도 듣지 못하는 이 현실이 정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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