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안보사령탑' 김관진 vs '북한 2인자' 황병서…남북 새 대화채널 가동

입력 2015-08-23 18:13   수정 2015-08-24 05:17

'2+2' 고위급 접촉

열달 만에 만난 김관진 - 황병서 라인

남한 안보실장·북한 총정치국장
회담 파트너는 이번이 처음

홍용표·김양건 '통 - 통 라인'

김양건, 대남정책 등 총괄
2007년 정상회담 성사 주역



[ 김대훈 기자 ]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판문점에서 지난 22일부터 ‘2+2’ 남북 간 고위당국자 접촉을 했다. 전례 없는 새로운 대화 채널이 만들어진 만큼 남북관계 복원에 어떤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국가 안보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한의 실세인 군 총정치국장이 회담 형식으로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통일부 장관과 통전부장이 회담 파트너로 만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접촉은 안보분야 외에도 정치분야까지 폭넓은 의제에 대해 결정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최고 실세의 만남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복심(腹心)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황 총정치국장은 김정은을 제외한 북한 ‘군부의 1인자’고, 김 비서는 ‘대남 정책의 1인자’로서 북한을 움직이는 최고 실세다.

황 총정치국장은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의 ‘김정은 후계자 만들기’ 작업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직후부터 승승장구를 거듭해 북한의 2인자인 총정치국장 자리를 꿰찼다. 현재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방위 부위원장 등 핵심 직책을 모두 갖고 있는 ‘김정은의 오른팔’로 평가된다.

김 비서는 대남정책뿐 아니라 대(對) 중국, 대 일본 외교 등 북한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실세다. 그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당시 북측에서 유일하게 회담에 배석했다. 최근엔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한 단계 격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장관 시절 북한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던 김 실장은 지난해 10월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인천을 방문한 황 총정치국장과 김 비서, 최용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실세 3인방을 만나 환담한 적이 있다.

황 총정치국장이 고위급 접촉에 나섬에 따라 그때 그가 말했던 ‘대통로’ 발언이 주목된다. 그는 당시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북한 측이 주장하는 대통로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한 남북 협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김정은이 집권 4년차를 맞아 ‘내치’를 다진 상황에서 향후 남북관계 복원을 통한 정통성 확보에 본격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홍 장관과 김 비서 간 만남도 박근혜 정부 들어 끊겼던 남북 간 통(南·통일부)·통(北·통일전선부) 라인이 복원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통 라인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 각각에서 큰 역할을 맡았지만, 남측의 정권이 바뀌고 김정은 집권 뒤 북한에서도 강경파가 득세함에 따라 과거보다 힘을 잃었다.

북한 측 통전부는 올해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남북 간 비화가 새롭게 공개된 뒤 전체적인 검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는 통전부 내 고위층이 실각하고 숙청설이 제기되는 와중에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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