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23일 오후 4시30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을 앞세워 ‘농업 세계화’를 이루겠다던 동부그룹의 꿈을 한 중소 농업기업이 이어받게 됐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에 대한 반발로 운영이 중단된 채 2년 반가량 방치돼 온 경기 화성 화옹 간척지구의 유리온실은 우일팜을 새 주인으로 맞아 올 연말부터 재가동될 전망이다.
우일팜은 전기공사 및 차량가스충전업체인 우일계전공업 계열사다. 동부그룹은 사업비 380억원을 들여 유리온실을 건립했으나 제대로 운영해보지도 못하고 반값 수준에 매각하게 됐다.
동부그룹은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시와 사업협약을 맺고 화성 화옹 간척지구 유리온실 조성사업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했다. 농어촌공사 등이 간척지를 임대해주고 동부가 유리온실 시설을 짓기로 했다. 동부팜화옹은 2010년 7월 공사를 시작해 2012년 말 유리온실을 완공했다. 규모는 축구장 17배 크기인 12만여㎡(약 3만7500평)였다. 일본의 식품회사 가고메가 운영하는 10만여㎡ 크기의 유리온실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유리온실이 됐다.
동부팜화옹은 유리온실이 완공되자 세계 시장 규모가 70조원가량으로 농산물 가운데 가장 큰 토마토를 생산 작물로 선정하고 재배에 나섰다. 국내 농가에서 생산하는 분홍빛 토마토(모모타로) 대신 업소용으로 쓰이는 유럽계 붉은 토마토(다볼)를 키워 90% 이상을 일본으로 수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이 “대기업이 직접 농사에 나서면 영세한 농민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면서 동부그룹의 계획은 어그러졌고, 2013년 3월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동부그룹은 이후 유리온실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화성 농민단체가 설립한 화성그린팜이 유리온실을 인수한 뒤 동부그룹과 공동 운영하기로 하고 2013년 6월 양해각서(MOU)까지 맺었지만 다른 농민단체들이 동부그룹의 완전 철수를 요구한 데다 매각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성사되지 않았다. 농협중앙회도 한때 유리온실 인수를 검토했으나 지역농협 반대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는 사이 유리온실은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됐고 동부팜화옹도 경영난을 겪게 됐다. 동부팜화옹은 2013년 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작년에는 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동부팜한농은 결국 투입한 자금의 절반 수준 가격으로 우일팜에 유리온실을 넘기기로 했다. 우일팜 관계자는 “화옹 유리온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춰 농업의 산업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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