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훈 기자 ]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지난 22일과 23일 두 차례 모두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됐다. 북한의 표준시 변경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광복 70주년인 지난 15일, 기존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표준시로 채택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에선 지난 17일부터 휴전선을 넘어 들어가는 첫 출경시간을 기존 오전 8시30분에서 북한 시간에 맞춘 오전 9시로 변경했다. 판문점 남북 연락관들은 우리 측이 오전 9시에, 북측이 9시30분(북한 기준으로 9시)에 업무를 시작해 매일 30분씩 업무 공백이 생기고 있다.
당초 양측 대표단은 22일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접촉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시작 시간은 오후 6시30분이었다. 북한 평양시를 기준으로 하면 오후 6시다.
1차 접촉이 밤샘회의를 거쳐 23일 오전 4시15분까지 진행된 가운데 정회가 이뤄졌다. 양측은 오후 3시부터 접촉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화 재개 시점은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3시30분이었다. 북한 기준으로는 오후 3시에 해당한다.
북한이 변경한 표준시에 우리 측이 회담 시작 시간을 맞춰준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과거에도 회담 준비로 시작 시점이 늦춰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부인했다.
남북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만난 시점은 한국시간에,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한 시점은 북한시간에 맞추는 ‘묘수’를 발휘해 갈등을 피해 갔을 가능성도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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