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6.26포인트(2.47%) 급락한 1829.81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4.01%(1800.75)까지 밀리며 18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국내 증시가 연일 끝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지수의 바닥이 어디일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날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무너지면서 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코스피 PBR 1배를 지수의 저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현재 코스피 PBR 1배 수준은 1870선.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바닥을 정확히 잡기는 어렵지만 기업들이 모두 파산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 정도는 지킨다고 보기 때문에 PBR 1배를 바닥으로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수가 PBR 1배 수준을 밑돌면서 사실상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평가)으로 하단을 잡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BR 0.94배를 적용하면 코스피의 저점은 1800선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현재 업종간 주가 흐름의 차별화가 심해 과거 PBR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팀장도 "과거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 디플레이션 등 각종 악재에도 꿋꿋이 버티던 PBR 1배가 깨지면서 밸류에이션 논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마지막 버팀목이 깨지면서 최근 증시를 둘러싼 공포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임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증시를 중국발(發) '공포'가 지배하는 장이라고 진단했다. 심리적 요인이 강해서 어떤 논리도 큰 힘을 얻지 못하는 '혼돈의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가격만 놓고 보면 많이 빠져있는 게 맞지만 공포가 지배하는 현재 시장에서는 가격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그동안 중국 경기 연착륙을 기대하게 했던 소비 부문이 무너지면서 선진국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공포가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중국 투자와 수출 부진이 신흥국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소비 둔화는 선진국 경기 위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포감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는 데는 근본적인 해답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 팀장은 "현재 중국 증시 급락보다 중국 경기 경착륙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며 "글로벌 증시 안정을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경기 방어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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