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훈 기자 ]
군 당국은 24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후 대북 확성기를 통해 내보내는 심리전 방송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군 관계자는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가동 중이며 시설마다 방송 시간은 하루에 8시간 정도라고 설명했다.
방송은 크게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알리기 등 4개 주제로 이뤄졌다.
핵심은 북한사회 실상에 관한 것으로, 외부에 알려진 북한 소식을 전할 뿐 아니라 인권의 중요성까지 설파했다. 우리 군이 최근 내보낸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만 세 번 방문했지만 김정은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해외에서도 칭송받는 걸출한 지도자로 묘사하는 북한 매체의 선전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정은의 직책은 생략한 채 이름만 나갔다.
국내외 주요 소식을 전파하고, 한국 중산층 모습 등의 발전상을 알려 북한 군인과 주민에게 동요를 일으키는 것도 방송의 주된 목적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방송 진행자가 ‘친구’ ‘고향’ 등 그날의 주제에 맞춰 멘트를 하고 음악을 내보내는 ‘라디오 프로그램’ 형식의 방송도 있었다. 최신곡과 오래된 노래를 가리지 않고 선정했다.
최근 군 심리전단은 최신곡인 아이유(IU)의 ‘마음’과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을 방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 등 당면 사건에 대해선 국방부의 발표 내용이 중점적으로 소개됐다.
우리 매체의 한 주간 북한 관련 보도 및 북한 인권 침해 실태를 알리는 것도 주된 방송 내용이었다. 이는 북한을 진정한 인권국가로 내세우는 북한 선전 매체의 주장을 무력화할 만하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야만 하는 북한 정권은 이 같은 정보 유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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