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자치정부와 이스라엘 '오일동주'

입력 2015-08-24 18:43  

지난 5월 이후 석유거래 급증


[ 이정선 기자 ] 이라크 북부 유전지대를 장악하고 있는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스라엘 사이에 원유 거래를 둘러싼 밀월 관계가 무르익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적·거래 자료와 위성추적 유조선 항로 등을 분석해 지난 5월 이후 총 1900만배럴의 쿠르드산 원유가 이스라엘 정유사 및 정유공장 등에 흘러들어갔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전체 이스라엘 수요의 7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FT에 따르면 쿠르드산 원유를 수입하는 가장 큰손은 이스라엘로, 쿠르드 자치정부 전체 수출량의 34%에 이른다. 이어 이탈리아와 키프로스가 17%, 터키 9%, 그리스가 8% 등을 차지한다.

그동안 이라크를 비롯한 아랍 국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침공으로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한 통제력을 사실상 상실하면서 쿠르드 자치정부의 독자 수출에 별다른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FT는 “이스라엘과 쿠르드족은 비(非)아랍권이면서 서방과의 동맹을 선호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오랫동안 완전한 분리 독립을 염원해온 쿠르드 자치정부가 원유 수출을 통해 이라크 정부와의 단절을 가속화하고 독자 세력으로 성장構?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대(對)이스라엘 수출 경로는 터키의 세이한 항구를 비롯해 주로 최종 정착지를 위장하기 위해 중간 경유지로 활용되는 키프로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실제 거래는 글로벌 원유 거래상인 비톨(Vitol)과 트라피규라(Trafigura)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와 이스라엘은 원유거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원유 중개상을 통해 판매한 원유가 어디로 향하는지 관심 없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IS와 싸우는 쿠르드 전사와 자치정부 인력을 위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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