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노조의 이상한 파업

입력 2015-08-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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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급감에도, 최고 연봉에도…"임금 더 올려달라"

한국타이어, 영업익 20% 급감에도 사상최대 급여 요구
금호타이어, 25% 인상 합의해놓고 또 올려달라 압력



[ 정인설 기자 ]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에 이어 한국타이어 노조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회사 수익 악화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사상 처음 파업을 결의했다. 연초에 금호타이어 노조는 1년 전보다 25% 인상된 임금에 격려금까지 받았음에도 이달 들어 성과급을 추가로 달라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두 회사는 근로자 평균 연봉이 6100만원을 웃도는데도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며,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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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줄어도 임금 인상 요구

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조합원 86.3%의 찬성으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1962년 한국타이어 설립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회사 노조는 한국노총 고무산업연맹에 소속돼 있다. 민주노총 소속인 금E맛潔?노조와 달리 온건파로 분류됐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올 들어 회사 측을 압박하며 강경 노선을 걷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까지 매년 2~3%대의 기본급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올해는 기본급을 사상 최대인 6.7%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기 상여금의 850%를 통상임금화하고 호봉 승급을 세분화하는 안도 제시했다.

사측은 정기 상여금의 600%만 통상임금화하는 전제 아래 통상임금을 4.9% 올리고 물가상승률(0.9%)을 고려해 기본급은 1% 인상하는 안을 내놨다. 타이어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지난 2분기 한국타이어의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2.5%, 영업이익은 20% 줄었다.

하지만 노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회사 측이 기본급을 6% 이상 올려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워크아웃 졸업 직후 파업

금호타이어 노조는 작년 말 워크아웃 졸업 다음날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회사 측은 조속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임금을 평균 25.6% 올려주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직원 1인당 510만원의 격려금도 일시에 지급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의 평균 임금은 6200만원으로 한국타이어(6100만원)보다 100만원 많았다.

하지만 이 회사 노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회사 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11일부터 나흘간 부분 파업을 벌인 뒤 회사 측의 태도에 변화가 없자 17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전환했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매일 52억원의 경영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 악화로 2010년 5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노사 합의로 매년 임금을 동결하며 해마다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 작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그러나 올 들어 원화 강세와 중국 타이어업체의 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노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 노조까지 파업에 들어가면 넥센타이어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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