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 스토리
품질 좋은 중저가 제품 차별화 전략
올해부터 미국·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도
[ 유정우 기자 ] “그동안 골프웨어 시장의 핵심 소비자는 50~60대 중장년층이었지만 최근에는 30~40대로 젊어지고 골프웨어를 평상복처럼 입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지난겨울부터 프로숍의 입점 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제품을 더 만들 수 없어서 정중히 거절하고 있을 정도예요.”
국내 의류업계에서 ‘발로 뛰는 돈키호테’로 통하는 김상순 경성어패럴 대표(38)의 말이다. 경성어패럴은 한때 전국에 350개의 대리점을 둔 토종 의류회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부친(김선덕)은 1984년 부산의 경성산업을 기반으로 정장과 티셔츠 등 남성복 전문 의류회사를 세웠다. 창업 1년 만에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과 남대문시장 등에서 브랜드 매장을 열었고 자체 공장을 설립해 직접 생산까지 하면서 큰돈을 벌었다.
골프 마니아였던 그의 부친은 자연스럽게 골프웨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88년 경성어패럴이 세계적인 토종 골프의류를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새롭게 만든 골프웨어 브랜드가 ‘세바스챤(SEBASTIAN)’이다. 하지만 축배를 즐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섬유산업이 내리막을 걷고 의류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장 수는 급격히 줄었다. 2000년엔 외환위기 여파로 인한 경영악화에 협력업체의 연쇄부도까지 이어지면서 경성어패럴도 함께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의류학을 공부하다 중퇴하고 아버지의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죠. 가업 승계는 고사하고 온 가족이 길바닥에 나앉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마케팅, 디자인, 생산, 영업 등 모든 업무를 섭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헤쳐 나가려고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밤낮없이 뛰었다. 만들고, 팔고, 제품에 관심 있다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단숨에 달려갔다. 30대 김 대표에게 ‘돈키호테’란 별명이 붙은 배경이다. 2013년 경성어패럴 대표이사가 된 김 대표는 골프웨어를 기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30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달라진 소비자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다시 자리를 잡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여 전. 세바스챤 골프는 2011년부터 급성장해 주요 백화점, 직영매장, 전국 30여개 로드숍과 58곳의 골프장 프로숍에 입점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50억원. 올해도 10% 이상 매출 신장을 穗淪構?있다. 국내에서 좋은 원단을 직접 생산해 품질 좋은 제품을 중저가에 선보이는 게 차별화 전략이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젊은 경영자답게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9월 6000만원 상당의 의류 800벌을 네 곳의 자선단체를 통해 아프리카 난민촌 주민들에게 기부했다. 굳이 이름을 밝혀야 하느냐며 ‘무기명 후원’을 택했다. 작년 11월에는 필리핀 3대 빈민촌 중 하나인 나보타스 지역에 연예인 야구팀인 천하무적 야구단과 함께 의류 200벌 및 생활용품을 기부했다.
“의류 업체로는 31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골프웨어 브랜드로는 아직 신생 기업입니다. 올해부터는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도 개척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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