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나온 그랜저 디젤은 정숙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디젤차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잡아 독일 디젤 세단에 맞서겠다는 의도였다. 디젤차라는 사실을 모르고 타면 가솔린 차량으로 착각할 정도로 일반 주행 중 엔진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정숙성 면에선 독일차를 따라잡은 셈이다.
그랜저 디젤 이후 1년 만에 나온 쏘나타 디젤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형님처럼 조용한 건 당연했고 더 큰 무기를 들고 나왔다. 한국 소비자가 가장 민감해하는 연비다. 대세인 다운사이징(엔진 배기량을 줄이면서 출력을 높이는 기술)으로 1.7L 엔진을 장착한 덕에 연비를 확 개선했다. 쏘나타 디젤의 복합연비는 L당 16㎞(18인치 휠 기준). 간선도로와 고속도로로 나가면 L당 20㎞는 거뜬히 넘겼다.
시내에서도 강했다. 출퇴근길에 도심을 많이 달리는 국내 소비자의 특성상 쏘나타 디젤은 도심형 세단의 강자를 표방하고 나섰다. 쏘나타의 도심 공인연비는 L당 14.8㎞. 꽉 막힌 도로에서 몰아도 L당 11㎞ 이하로 내려가진 않았다.
현대차가 경쟁 모델로 꼽는 폭스바겐 파사트(2.0 TDI)의 L당 복합연비는 14.6㎞. 쏘나타의 시내 연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파사트의 도심연비는 12.6㎞로 떨어진다.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코스로 주행해도 쏘나타의 연비가 1㎞ 정도 더 나왔다. 물론 내년 초 한국에 나올 8세대 신형 파사트와 한판 승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쏘나타 디젤의 또 다른 장점은 힘이다. 1.7L 엔진이지만 2L 엔진에 못지않다. 사람의 근력에 해당하는 토크는 최대 34.7㎏·m로 2L 엔진인 파사트(32.6㎏·m)보다 낫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힘인 출력도 최고 141마력으로 파사트(140마력) 수준이다.
7단 더블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이라 변속도 막힘없이 이뤄진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넓은 뒷좌석은 파사트를 비롯한 독일 중형 세단이 쏘나타를 따라올 수 없는 장점 중 하나다. 손가락 하나로 모든 걸 조종할 수 있는 터치감 좋은 내장형 내비게이션, 운전석 주변의 다양한 버튼, 열선과 통풍시트, 수납공간도 한국 시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세단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