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에 보낸 이메일 공개돼
[ 나수지 기자 ] 뉴욕증시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3.58% 급락한 24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새벽에 쓴 이메일 내용이 시장에 알려진 덕분에 폭락을 면했다. 메일에 ‘애플이 3분기 현재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10% 이상 급락하던 애플 주가는 낙폭을 2%대로 줄였다.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쿡의 이 같은 행동이 공정공시 위반이라고 지적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CNBC 방송 프로그램 ‘매드머니’의 진행자 짐 크래머는 이날 오전 8시 쿡으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전날 크래머가 쿡에게 중국에서의 애플 미래를 묻는 메일을 보낸 것에 대한 답장이었다. 쿡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시간으로 오전 5시. 쿡은 매일 오전 3시45분 일어나 6시30분 출근하는 ‘아침형 인간’으로 유명하다.
쿡은 메일에서 “매일 아침 중국 시장 실적을 보고받고 있다”며 “아이폰이 중국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고, 중국 앱스토어의 최근 2주일간 실적은 올 들어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메일 전문은 크래머의 입을 거쳐 CNBC 방송으로 시장에 퍼졌다. 장 초 ?13% 폭락하며 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던 애플 주가는 쿡의 메일 내용이 알려지자 반등했다. 장중 1.2% 상승 반전까지 한 애플 주가는 2.5% 하락 마감하며 선방했다.
전문가들은 쿡의 행동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정공시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SEC는 회사 관계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업 정보를 직접 전달할 때만 공시로 인정한다. 실제 소식을 전한 크래머 역시 포트폴리오매니저로 활동하며 애플에 투자하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
도시&휘트니의 토머스 고먼 변호사는 마켓워치에 “SEC는 분명히 이번 사안을 조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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