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엔저에 이어 위안화 절하라는 이중 폭격을 받으면서 한국경제가 침체 일로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나는 이러한 상태에 빠져들게 된 1차적 책임이 통화정책에 있다고 본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신고전파적 세계’에서 초과 공급이라고 하는‘케인즈적 세계’로 전환됐다. 이러한 인식에 입각하여 미국,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에 이르는 선진제국들이 불황 극복을 위한 대담한 양적완화 정책을 채택한다.
이 정책이 주효해 이들 국가들은 상당한 경제 활성화를 구현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에 비해 한국경제는 어떠한가. 그간 경제 활성화 노력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통화정책에서 선진제국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만 하다가 기회를 놓쳐버려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도 금융의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우리가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를 내리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화가 유출됨으로써 한국경제를 더 곤란하게 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국경제는 상당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 경상수지도 흑자구조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실물 경제를 침체상태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정책을 우선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하겠다.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이 통화량 증가와 이자율 하락, 나아가 원화가치 하락으로 가면 미국의 압력을 받지 않겠냐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자주국가로서 자국 경제의 경제적 곤란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에 대해 타국의 간섭을 받는 경우 여기에 위축되기 보다는 충분한 설득을 통해 관철시켜야 함을 명백히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국을 설득할 우리의 논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원저 유도가 국제통상 질서를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국제통상을 확대균형으로 이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원고 상태가 원저 상태보다도 통상 규모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상흑자를 오히려 확대시키고 있는 우리의 경험적 실태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면 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경제는 세계시장을 전제로 공급능력을 구축해 왔다. 철저하게 비교 우위를 수출하고 비교 열위를 수입하는 식으로 발전해 국제 분업구조에 편입됐다. 이에 따라 수출이 줄면 수입이 그 이상으로 감소해 결과적으로 수출·입을 포함한 한국의 통상활동 전체를 위축시키는 구조로 됐다. 따라서 원저가 되면 수출이 증가될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수입을 증가시켜 세계통상 활동에 더 기여한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한국 경제의 침체 상태 극복을 위한 두 번째 해답으로 산업조직을 재편시키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관련 산업의 통폐합을 유도해 연구개발(R&D) 활동을 중심으로 한 규모의 경제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정책적 유인책을 통해 규모의 경제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부문은 통폐합을 유도하고, 통폐합이 오히려 규모의 비경제를 발생시킨다고 판단될 경우엔 전략적 제휴를 유도, 최소한 우리 기업 간 과당경쟁을 통해 자멸로 가는 길은 막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최근 조선업에서 과당 경쟁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특히 통폐합이 요구되는 분야가 중소기업이다. 그간 중소기업 정책은 지나친 보호정책만 있었지 제대로 된 체질 강화 정책이 없었다. 취약해진 한국 경제를 다시 경쟁력 있는 구조로 재편하기 위해선 관련 기업 간 통폐합을 통해 중소기업의 범주를 넘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이러한 정책 유도를 통해 중견기업화된 기업들은 정태적 의미의 규모의 경제효과 제고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활동의 배가를 통해 지금보다 월등히 대외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정책적 유도는 전 중소기업 분야에 걸쳐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지역단위로 산·학·연을 보다 조직화시켜 애로 기술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해야 한다.
엔저와 위안화 절하라는 폭격 앞에서 더 이상 예의주시만 하지 말고 우리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고 산업조직 재편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도록 하는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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