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27일 오전 서울 강남 아이타워에서 '게임과 뇌'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은 16년간 뇌 연구에 몰두해온 뇌 의학자인 서울아산병원 강동화 교수가 맡았다.
강동화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Real-Time Strategy Video Game Experience and Visual Perceptual Learning'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전술(RTS) 게임이 시각·지각 학습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입증한 것이다.
이날 특강에서 강동화 교수는 '게임이 마약과 같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게임을 마약으로 보는 근거는 코카인 중독자의 뇌 사진과 게임 중독자의 뇌사진이 같다는 것"이라며 "이들 뇌는 보상중추가 발달 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상회로라는 것은 중독뿐만 아니라 동기부여, 욕망, 성취감에도 관여를 한다"며 "실제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를 찍어도 마약 중독자와 비슷한 사진이 나온다"라고 전했다. 게임 중독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뇌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또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양육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에게 무관심하거나, 가족 간 의사소통이 부족하거나,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경우 아이의 게임시간이 늘어난다"며 "게임 자체보다는 부모와의 관계가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 팀의 논문은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이 시지각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이다. 시지각 학습은 다른 학습능력과 달리 무의식적으로 배우게 된다. 같은 작업을 수년간 반복하다보면 눈대중만으로도 정확하게 사물의 차이나 문제점을 구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실험 도중, 중고교 시절 게임을 열심히 했던 한 여대생의 시지각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게임 경험이 뇌의 학습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 팀은 건강하고 정상 생활을 영위하는 20~30대(프로게이머 제외)들을 상대로 시지각 능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화면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문자의 종류와 방향을 맞히는 것이었다. 테스트는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를 최소 1000회 이상 플레이한 게임 경험자들과, 게임을 거의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로 나눠서 진행했다.
강 교수는 "게이머들은 테스트를 할 때 뇌의 앞쪽인 전두엽이 활성화 됐고, 학습능력도 더 뛰어났다"며 "게임 경험자가 뇌 뒤쪽에서 앞쪽으로 연결되는 회로도 더 잘 발달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향후 강 교수 팀은 뇌졸중 등으로 시야의 특정 영역이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 환자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는 "시야장애는 현재까지 치료방법이 없었지만, 시지각 훈련을 통해 시야장애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며 "앞으로 환자들을 위해 재미있는 게임 형태로 개발, 이를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p>
백민재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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