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중과 열병식 참관은 준비 과정부터가 미심쩍고 허술하기 짝이 없다. 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부의 설명부터가 없다. 대통령의 외국 방문이 금의야행하듯 할 일은 더구나 아니다. 이번 전승절 행사는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등 4강의 관점도 다르고 외교적 이해관계도 엇갈리는 그런 사안이다. 항일전 승리라고 하지만 일본의 항복을 받은 것은 장제스의 중국이지 마오쩌둥의 중국도 아니었다.
국내외의 우려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밀어붙인 방중이라면 성과 없이 돌아와서는 안된다. 애당초 우려를 표명해왔던 미국과의 관계도 부담으로 남는다. “한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발표이지만 외교 언어일 뿐이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중국 경도를 우려해온 것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뢰 공격에서 또 확인했듯이 북한의 터무니없는 도발을 저지하고 한국의 안보를 담보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한·미 동맹이 있기에 중국도 한국에 거듭 손을 내미는 것이다.
방중에서부터 열병식 참관이 기정사실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외교라인은 중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대통령의 일정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만 친중 외교라인의 그 누구라도 대통령 방미 전에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뢰 기습에 사병들의 다리를 내주고도 5·24제재 해제론이나 언급하는 친북 성향 보좌진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통일을 좌절시킨 6·25 참전 인민해방군의 요란한 세 과시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박수를 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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