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 벗은 역동성과 유연함
21세기 연결경제 시대에선
완고한 '도마뱀 뇌' 저항 막아야
박인규 < DGB 회장 겸 대구은행장 goldpig@dgbfn.com >
10년 이상 TV 예능프로그램의 정상을 지켜오고 있는 MBC ‘무한도전’의 콘셉트는 ‘무모한 도전’이다. ‘무형식의 형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해진 포맷 없이 매번 다양한 실험적 도전을 시도한다.
이 프로그램은 현장의 역동성과 유연함을 활용, 일단 일을 저지르고 좌충우돌하면서 새로운 포맷을 찾아가는 방식을 취했다. 처음엔 ‘무리한 도전’이란 평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참신함은 새로운 흥행 공식을 만들어냈다.
21세기는 ‘연결경제 시대’로 불린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개방된 공간에서 무한 경쟁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시대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이동하고 있는 금융업은 연결경제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했다. 연결경제가 매력적인 이유는 하나의 정보가 더 많은 정보로 이어지면서 계속 자체적으로 확대·재생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비용은 상상보다 훨씬 낮고, 실패 후 재시도가 용이하다.
기존엔 좋은 성적과 직장, 경력을 위한 ‘정답’을 발견하길 희망하며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의 풍요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정답도, 지도도 기대할 수 없는 무한경쟁의 시기다.
미국의 경영·마케팅 컨설턴트 세스 고딘은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스 발굴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도마뱀 뇌’를 꼽았다. 도마뱀 뇌는 어리석은 경제적 선택을 하게 만드는 우리의 본능이자 생각의 패턴을 가리킨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마뱀 뇌를 지니고 있다. 뇌에서 두려움과 보호 본능, 안락함, 분노 등의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부위다. 지시받은 대로 일해서 월급을 받는 단순노무에 종사할 때는 도마뱀 뇌가 잠잠하다. 반면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려는 순간 도마뱀 뇌가 저항해 이를 방해한다.
연결경제 시대는 무한 도전과 무한 실패를 전제로 한다. 도마뱀 뇌가 주도하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저항을 확실히 진압하려면 더욱 과감하고 현명하게 프로젝트를 선택해야 한다. 실패의 미덕을 권장해야 한다.
도마뱀 뇌는 우리 뇌의 일부이자,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도전과 실패가 더 좋은 가치와 더 나은 풍요를 가져다 줄 무한경쟁 시대의 새로운 주역이 되기 위해선 우리의 도마뱀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이성의 뇌, 전두엽의 지혜가 필요하다.
박인규 < DGB 회장 겸 대구은행장 goldpig@dgbf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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