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시계산업 대표주자 스와치, 아시아 품고 변신

입력 2015-08-29 18:00  

Life & Style


[ 임현우 기자 ]
‘니하오!’ ‘곤니치와!’ ‘나마스테!’….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Swatch)의 신상품 소개 행사가 열린 지난 25일 서울 한남동 주한 스위스대사관.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힌 인사 팻말 아래 여러 나라의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신제품이 줄줄이 진열돼 있었다. 인도 특유의 알록달록한 직물을 소재로 한 시계부터 오타쿠 문화를 연상시키는 일본풍 시계, 퐁듀나 알프스 초원을 그려넣은 스위스풍 시계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무한 변신’이 눈길을 끌었다.

이의령 스와치 과장은 “톡톡 튀는 디자인을 강조한 ‘스포츠 믹서’ ‘테크 모드’ ‘이그조틱 참’ ‘그루치 올’ 등의 컬렉션과 10만원대의 기계식 시계 컬렉션 ‘시스템51’ 등이 인기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한 스위스대사관이 장소를 기꺼이 빌려준 데서도 알 수 있듯 스와치는 스위스의 시계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1983년 탄생한 이 브랜드는 해마다 1000만개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최대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단돈 몇 만원에서 시작해 제아무리 비싼 제품도 20만원대를 넘지 않는다. 세계의 젊은 층이 스와치를 통해 스위스 시계를 처음 구매하고, 점차 중가와 고가의 명품시계로 갈아타게 하는 ‘입문용 브랜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와치는 경영·산업적 측면에서도 재미있는 연구사례로 꼽힌다. 1980년대 일본산 저가 전자시계의 돌풍으로 몰락위기에 처했던 스위스 시계산업이 부활하는 발판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스와치그룹 창업자 고(故) 니콜라스 하이에크 회장은 1983년 부도난 시계 브랜드들을 인수한 뒤 자체 브랜드 스와치를 출시했다.

스와치라는 이름은 세컨드 워치(second watch)라는 뜻이다. 당시 사람들은 시계에 대해 “비싼 걸 하나 사 평생 소유한다”고 생각했지만, 스와치는 유행에 맞춰 부담 없이 구매해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이라는 역발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이 전략이 대성공을 거둬 많은 돈을 벌어들이면서 스와치그룹은 오메가 브레게 블랑팡 론진 등 명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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