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2일 중국 방문…시진핑과 정상회담, 한·중FTA 효과 극대화 방안·북핵 집중논의

입력 2015-08-31 18:00  

오전 시진핑과 회담…오후엔 리커창 만나
톈안먼 성루 올라 시 주석 옆자리서 열병식 참관



[ 장진모 기자 ] 청와대가 31일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을 보면 중국의 배려를 읽을 수 있다. 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 중인 전승절 기념행사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오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후에는 리커창 총리가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면담을 위해 시간을 비웠다.

박 대통령은 톈안먼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 때 시 주석 옆자리에 앉아 열병식(군사퍼레이드)을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은 한·중 양국 공동 주최로 열린다. 이 같은 각별한 의전과 대우는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심사숙고 끝내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중국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 中에 북핵문제 역할 주문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還쩜?기념행사 참석 의미에 대해 “중국과의 우호 협력 관계를 증진하고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정, 평화통일 촉진에 대한 중국의 기여와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북핵 해결의 모멘텀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주 수석은 “중국 측도 이번 행사가 중국의 평화와 안정 수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과거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가를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 화합 및 협력을 촉진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 내심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미국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은 첨단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동북아 지역에서 패권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향해 ‘군사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과시할 예정이다. 이에 거부감을 보인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고 주중 미국 대사만 참석하기로 했다.

○로봇·보건의료 등 분야 협력도

우리 정부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리 총리와의 면담을 계기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발효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중 FTA 활용 등 양국 간 호혜적 경제이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를 협의한다.

양국 간 FTA는 한국은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고, 중국은 현재 국무원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양국 정상이 FTA의 조覃?발효를 위해 협력할 것을 회담 중에 얘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중 간 협력의 가장 기본이 FTA인데 비준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데 양국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양국은 전통 제조업 중심에서 로봇, 보건의료, 문화, 환경 등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박 대통령이 제기한 ‘동북아 개발은행’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형근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등 총 156명으로 구성됐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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