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욱진/김순신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아직은 사업계획을 바꾸는 등 구체적인 대응은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 36곳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맞춰 생산 증대나 신제품 출시 등 사업 계획을 공격적으로 바꿀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77.22%가 ‘없다’고 답했다. 환율 변동성이 큰 데다 아직 추세적인 상승을 예단하기는 힘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금 있다’는 답은 16.67%, ‘많이 있다’는 2.78%에 불과했다.
최근에 속도가 붙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묻는 항목에는 69.44%가 ‘속도 조절 등 미세 개입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수출에 유리한 만큼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답도 13.89%나 됐다. 원재료 수입에 불리한 만큼 추가 상승을 막아야 한다는 답은 11.11%였다. 시장에 그냥 맡겨둬야 한다는 답은 5.56%에 불과했다.
사업계획서상 기준 환율은 자동차와 조선업종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전자와 유화는 높았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쌍용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등은 올해 사업계획서를 원·달러 환율 1050원을 기준으로 짰다. 르노삼성자동차(1035원), LG화학(1020원), 현대중공업(1030원), 삼성중공업(1000원), 현대상선(1035원), 한국항공우주산업(1000원), LG상사(1000원) 등은 원·달러 환율을 이보다 낮게 전망했다. 반면 전자와 유화업종 기업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1100원, LS산전이 1100~1150원, 롯데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은 1100원이었다.
서욱진/김순신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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