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로디시나 AT커니 명예회장 "무인차 대응 늦으면 한국 자동차산업 10년내 위기 온다"

입력 2015-09-02 19:18  

자동차는 교통수단 아닌 오락공간
카 셰어링 등 소비패턴 변화

한국 기업들, 다양한 시나리오로 환경 적응력 키워야 생존 가능



[ 김순신/김범준 기자 ] 폴 로디시나 AT커니 명예회장(사진)은 2일 “무인차 등장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한국 자동차산업이 10년 안에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디시나 명예회장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자동차산업이 첨단 전자장비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며 “2020년에는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무인차가 시장에 등장하면 스마트폰 등장보다 더 큰 사회 변동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는 더 이상 탈 것이 아닌 오락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인차 보급으로 운전자가 운전에서 자유로워짐에 따라 자동차가 TV 시청 등 여가활동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5년과 2007년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컨설턴트 25인’으로 뽑혔던 로디시나 명예회장은 200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AT커니 글로벌 회장을 지냈다.

로디시나 명예회장은 자동차업계가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소유보다는 공유를 즐기는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태어난 세대)’가 소비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차가 필요하면 빌려 쓰는 카 셰어링 등 소비패턴 변화가 자동차업계의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로디시나 명예회장은 “세계화, 기술 발달 등으로 앞으로 10년간은 과거 어느 때보다 사업 환경이 급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대기업들의 발전을 이끈 규모 중심의 성장 전략이 앞으로도 유효할지는 의문”이라며 “급변하는 미래 사업 환경 속에선 기업들이 다양한 상황에 대해 시나리오를 세우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전 임직원이 통일된 관점을 갖고 전략 변화를 통해 민첩성을 확보한다면 대기업들도 환경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김순신/사진=김범준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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