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OLED 연합군' 만들었다

입력 2015-09-02 19:21  

중국 5大 TV업체와 MOU
"파트너사에 패널 싸게 팔아 OLED TV 시장 키우겠다"

한상범 사장, 4일 IFA 기조연설



[ 정지은/남윤선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중국 5대 TV 제조업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연합군’을 구성한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를 비롯해 세계 10대 TV 업체 중 5곳을 ‘OLED 우군’으로 확보하게 됐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OLED 대중화 전략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5대 TV 업체와 손잡아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중으로 스카이웍스, 하이센스, 콩카, 창훙, TCL 등 중국 5대 TV 제조업체와 가칭 ‘OLED 시장 확대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TV시장 1위는 삼성전자다. 2위가 LG전자다. 일본 소니와 중국 하이센스, TCL, 스카이웍스가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 중 OLED TV를 대량 생산하는 것은 LG전자가 유일하다. 패널도 LG디스플레이만 만들고 있다.

OLED TV는 LCD(액정표시장치) TV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두껐?얇고 화질이 선명하다.

하지만 OLED 패널 가격이 비싸다는 게 약점이었다. 중국 업체들도 OLED 패널의 성능에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대량 구매를 하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MOU에는 기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장 손해 보고 패널을 팔더라도 OLED TV 시장을 함께 키울 파트너를 찾는 게 우선이라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OLED TV 시대 열겠다”

올해 세계 OLED TV 시장 규모는 50만대 정도다. 세계 TV 시장(약 2억대)의 0.25%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LG전자가 2013년 첫 OLED TV를 출시한 이후 대중화에 힘썼지만 다른 TV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아 속도가 더뎠다. 시장이 작으니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패널의 대량 생산이 어려웠다. 당연히 가격도 비쌌다.

LG가 세운 전략은 ‘삼성전자 외 나머지 TV 업체들과 연합하자’는 것이다. 첫 번째 협상 대상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TV 업체들이었다. 한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 미국 TV 제조업체와도 프로젝트 추진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군이 많아지면 LG디스플레이로선 패널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단가를 내릴 수 있다. 또 세계 TV시장에 ‘LCD 시대는 끝났고 OLED 시대가 열렸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LCD TV 소비자들도 OLED TV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게 LG의 기대다.

한 사장은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디스플레이의 미래’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OLED산업의 중요성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정지은/남윤선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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