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텅빈 지자체…축제·행사로 연 1조 '펑펑'

입력 2015-09-03 18:54  

1곳당 연 49건…예산 매년 늘어
"경비 절감하면 교부세 더 줄 것"



[ 강경민 기자 ] 무상복지 등 늘어나는 복지비용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축제와 행사에 매년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는 3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정종섭 행자부 장관, 서병수 부산시장 및 공무원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재정개혁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재정개혁 과제 중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 등 재정지출 효율화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행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43개 지자체가 연 각종 축제와 행사는 1만1865건에 이른다. 지자체 한 곳당 49건꼴이다. 행사·축제에 쓰인 예산은 2011년 9544억원에서 올해 1조7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역 축제가 부실한 콘텐츠와 전시성 행사 등으로 경제적 효과가 떨어지고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데도 행사·축제 경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이날 보통교부세 지급 시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을 위한 자체 노력 반영비율을 현행 50%에서 100%로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기준으로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 노력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 지급하는 총 인센티브는 344억원, 페널티는 684억원이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의 감시를 피해 ‘××축제추진위원회’와 같은 민간단체를 세워 경비를 우회 지출하는 경우도 늘어났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이 같은 우회 지출이 빈번해지면서 민간위탁금은 2010년 9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100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행자부는 행사·축제성 경비를 무분별하게 민간에 위탁하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위탁금 절감에 따른 보통교부세 인센티브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행자부는 지난해 특별시와 광역시의 세출 절감 노력과 세입 증대 노력에 따른 인센티브 및 페널티 순위를 공개했다. 세출 절감 성과는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시 순이었다. 내년 보통교부세 규모를 산정할 때 이들 5개 광역시에는 세출 절감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세입 확충 분야에서는 인천시만 인센티브 대상이고, 나머지는 모두 페널티를 받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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