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은퇴·가족부양 스트레스…우울증에 걸린 50대 남성들

입력 2015-09-03 18:55  

4년새 환자 19% 급증
5명 중 1명이 50대



[ 고은이 기자 ] 전체 우울증 환자 중 5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는 4년 새 19% 급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우울증 환자는 전체 환자 61만429명 중 12만3340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20.2%)을 차지했다. 60대(10만9079명, 17.9%) 70대(10만7272명, 17.6%) 순이었다. 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 고연령층이라는 얘기다.

특히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0년 3만357명에서 지난해 3만6102명으로 18.9%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우울증 환자 증가율(13.9%)보다 높다. 이 기간 50대 환자가 부담한 우울증 진료비 총액도 32.2% 급증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보통 50대 남성은 우울해도 우울하다고 말조차 하지 못하고 감정을 속으로 누르는 경우가 많다”며 “겉보기에 전혀 우울해 보이지 않는 우울증 환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50대 남성도 늘고 있다. 2013년 50대 남성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8명으로 전년(53.2명)보다 8.9% 증가했다. 이 의원은 “베이비붐 세대가 직장에서의 조기은퇴, 부모봉양과 자식교육 등에 대한 걱정으로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있다”며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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