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들, 한국인 CEO 선호하는 까닭은

입력 2015-09-0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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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호 기자 ]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에 ‘한국인 최고경영자(CEO) 바람’이 거세다. 본사 출신 외국인이 맡고 있는 수장 자리를 한국인이 맡는 회사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3일 다국적제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35개 회원사 가운데 한국인이 CEO를 맡고 있는 곳은 23개로 66%에 달한다. 최근 한국 진출 32년 만에 문학선 대만 사장을 한국 수장에 임명한 노바티스를 비롯해 한국화이자(대표 이동수) 사노피아벤티스(대표 배경은) GSK(대표 김진호) 한국MSD(대표 현동욱) 등 매출 기준 ‘빅5’ 다국적 제약사 대표가 모두 한국인이다. 이들은 본사 및 해외지사에서 쌓은 실적을 바탕으로 해당 회사에서 첫 한국인 대표 타이틀을 따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에선 현지인(한국인) CEO 발탁 배경에 대해 “과거에는 본사와의 의사소통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내부 의사소통과 해당 국가정책 이해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가장 중요한 영업일선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해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솔직히 대화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대형 오리지널 의약품의 부재로 영업마케팅 비중이 커진 데다 제약산업 정책 이해도가 중요해지는 것도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인 CEO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외국인 CEO는 한국의 복잡한 약가정책이나 제약산업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와의 소통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2013년 9월 배경은 사장이 첫 한국인 CEO를 맡은 사노피아벤티스는 실적 향상은 물론 임원과 직원 간 스킨십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회의에서 CEO와 격의 없이 특정 사안에 대해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회사 목표 이해도가 한결 높아졌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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