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 탄 동지 만들려면
업무가치 스스로 명확히 하고
직원들에 수시로 얘기해야
변화가 필요해 본인은 열심히 바뀌려고 노력하지만 직원들이 몰라주는 것 같아 서운한 김 사장. 회사 차원에서 변화하려는 노력이 무위에 그치는 게 복지부동인 임원 때문으로 여기는 인사팀장.
변화관리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흔히 보는 장면이다. 두 장면의 공통점은 뭘까. 리더는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많이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리더와 직원이 동상이몽인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첫째, 리더가 말로만 변화를 외칠 뿐 행동으론 보여주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둘째, 리더에 대한 불신이 큰 나머지 직원들이 처음부터 리더의 노력에 대해 눈 감는 경우도 있다. 셋째, 리더가 변화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리더의 변화를 모르는 상황이다.
프로젝트를 해보면 세 번째 이유가 가장 자주 발생한다. 직원들은 리더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세히 알 수 없어서다. 단지 몇 가지 표면적인 행동으로 리더를 파악하는 게 부지기수다. 더불어 변화는 한 번에 되는 게 아니라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직원이 느끼는 리더의 변화 정도는 실제보다 작다고 느낄 수 있다.
직원과 리더의 동상이몽이 해결되지 않으면 조직의 변화는 어려워진다. 변화는 모든 조직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선 회사가 변화를 추진하면 일단 직원들은 위를 쳐다본다. 직원들은 리더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실제로 리더들도 변화하고 있나, 리더의 행동이 달라지고 있나 등을 관찰한다. 리더의 행동이 기대에 못 미치면 직원들은 ‘윗사람들도 안 하는데 내가 뭐하러 힘들게 변하나’라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하기 싫은 변화, 자기 합리화의 좋은 구실을 찾은 셈이다.
리더가 변화하기로 마음먹고, 작게나마 행동을 바꾸고 있다면 이는 조직에 있어 대단히 좋은 신호다. 조직학에선 ‘거울 효과(mirror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직원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리더가 먼저 행동하면 된다는 이론이다. 직원들은 리더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변화 노력을 직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선 세 가지 원칙을 명심하면 된다. 우선 변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업무 가치를 리더 스스로 명확히 해야 한다. 업무에 일관되게 행동하기 위함이다. 사람이다 보니 리더도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이나 행동을 할 수 있다. 이럴 때 본인이 정해 둔 업무 가치를 기준으로 삼으면 본인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일관된 원칙을 따르게 할 수 있다.
업무 가치를 말로 표현해라.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는 건 연애할 때만 필요한 말이 아니다. 회의나 조회할 때, 식사할 때 중요한 업무 가치를 드러내 얘기해야 한다. ‘우리가 몇 년을 같이 일했는데 내 눈빛만 봐도 모르나’라는 질문은 어리석은 표현이다. 사람들은 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다.
마지막으로 반복의 힘을 동원해라. 혹시 독자들은 지금 막 생각나는 대리운전 번호가 있으신가. 떠오르는 번호가 있다면, 왜 그럴까. 너무 많이 사용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마 광고 때문일 거다. 라디오나 광고판에서 봤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번호가 내 머릿속에 남게 된다. 그러다 필요한 순간 떠오르는 것이다.
변화도 마찬가지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화의 주제와 여기에 필요한 업무 가치를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자주 언급해야 한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중요한 업무 방침은 700번 이상 얘기하라고 했다. 반복적으로 언급해야 지시 내용이 직원들의 머릿속에 남고, 필요한 순간 떠오른다는 것이다.
리더들이여 내 생각을 명확하게 하고, 표현하고, 반복하라. 그러면 동상이몽하는 직원이 아니라 한 배를 탄 동지를 옆에 둘 수 있을 것이다.
조미나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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