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작은 맛집] 자양동-꼬끄오맥‥시간을 즐기며 마시는 맥주 한잔

입력 2015-09-04 10:20   수정 2015-09-04 14:56


요즘 20대, 30대 사이에서는 프랜차이즈 보다 동네 골목에 있는 작은 맛집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프랜차이즈의 획일화된 맛 보다 그 음식점만의 매력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꼬끄오맥의 우요식(34) 셰프도 이런 시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우요식 셰프는 경희대 조리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플로리다, 카타르 도하 리츠칼튼 호텔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한국으로 돌아와 반얀트리 호텔, 외식 프랜차이즈 R&D 팀에서 근무를 했다. R&D 팀에서 일을 하면서도 요리에 대한 열정이 그를 다시 동대문 JW 메리어트 주방으로 이끌었다. 호텔 주방에서 요리하는 즐거움을 다시 찾았지만 요리에 대한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발상은 그를 한곳에 오래 두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요리를 개발해 손님들에게 맛있게 대접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 2015년 5월 가게를 오픈해 아직 초기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단골 고객들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부터 요리에 대한 철학까지 허심탄회하게 나눠보았다.

▶ 안정된 직장을 나와서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마디로 나만의 요리! 어느 주방이나 그렇지만 특히나 국내 호텔 주방 같은 경우는 굉장히 경직적인 조직문화를 갖고 있어요. 군대식이랄까? 지시가 내려오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적어도 제가 겪었던 국내 호텔 주방은 그랬어요. 물론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주방을 총괄하는 쉐프가 내놓는 요리를 제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어요. 요리에는 쉐프의 철학의 담겨 있기도 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저의 일이기도 했으니까요. 순간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음식을 만들어도 조직 안에 있다면 그 음식을 팔기가 매우 어렵죠. 거쳐야 하는 절차도 많고…하지만 제 가게에서는 그게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제 요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생각한 것이 선술집입니다. 술과 함께 먹는 요리? 요리와 함께 즐기는 술? 이태원, 홍대 등 번화가를 가보면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정말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요. 하지만 동네에서는 그렇지 않죠

치맥으로 대표되는 프랜차이즈 호프집, 우후죽순 생겨난 감자튀김과 크림 생맥주…저는 이런 것들이 좀 질렸어요. 저도 주방을 나오면 다시 음식점, 술집을 찾는 고객이니까요. 그래서 좀 더 특별한 안주, 쉐프들이 먹는 안주, 이런 컨셉을 잡아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우리나라의 치맥으로 획일화된 음주 문화에 대한 반격인가요? (웃음)
저도 치맥 굉장히 좋아해요(웃음) 다만, 항상 치맥만 먹어야 한다면 그건 좀 곤란하죠. 저는 단순히 다른 선택지를 내놓은 거죠.

이런 안주도 괜찮을 수 있다. 혹은 여러분이 흔하게 드시는 안주도 이런 방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또는 왜 혼자 와서 술 먹는 게 이상한가? 배가 부른데 꼭 안주를 시켜야 하나?
이런 물음들에 대한 저 스스로의 답을 내놓은 거죠.

제가 미국에서 생활 할 때는 펍에 가서 안주 안 시켜도 아무도 뭐라 안 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술집에 가서 맥주만 먹으려 하면 눈치가 너무 보이죠. 맥주만 한잔 먹고 싶으면 꼭 바(bar)에만 가야 하나요? 저는 좀 더 자유로운 가게를 원해요. 배가 부르면 안주 안 드셔도 되고, 출출하면 요리와 함께 술을 즐겨도 되고, 혼자와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 말씀대로 다른나라를 가보면 맥주 한잔을 시켜놓고 이야기를 하며 그 시간을 즐기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 같네요. 우리나라도 곧 음주 문화가 그렇게 변화가 될까요?
이미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만 나가도 그런 업장들이 많으니까요.
다만 내가 사는 동네, 정말 편하게 나와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우리 동네에도 있을까를 생각하면 그건 아직 아닌 것 같아요.

▶ 토마토 소스하나도 생 토마토를 갈아서 직접 만드신다면서요?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예요. 요리사라면 숨쉬듯 자연스럽게 되는 저만의 방식이 있으니까요. 직접 만드는 것의 효율이 너무 떨어지거나, 메인으로 쓰는 소스가 아닌 이상은 모든 요리는 제 손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비스 되는 요리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남이 만들어준 것을 그저 데워서 사용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요.

▶ 가계를 하면서 가장분이 좋았을 때는 언제인가요?
손님이 재 방문을 해주셨을 때! 재방문을 한다는 건 곧 전 방문에서 받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거든요. 재방문 해주시는 손님들을 볼 때 정말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요즘은 요리에 관한 프로그램들도 많고, 요리, 요리사가 대중들에게 노출이 정말 많이 되는 시점이라, 손님들이 요리에 대한 흥미가 정말 많아요. 마침 주방도 오픈 되어 있겠다. 손님들이 가끔 메뉴에 없는 음식들을 주문하곤 해요. 그럴 때 정말 기쁘죠. 손님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못해드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조건 맞춰드려요.

손님이 드시고 싶은 요리를 즉석에서 디자인해 드리는 일이 재밌기도 하고, 뭔가 제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 말씀대로 요리도 하나의 창의적인 활동인 것 같아요. 그래서 메뉴가 자주 바뀌는 건가요?
저는 메뉴 교체의 주기를 딱히 정해두고 있지는 않아요. 대략 6주 정도로 어렴풋이 정해 놓은 것 뿐이죠. 다만, 메뉴가 고정적이거나 너무 늦게 바뀐다면, 찾아오시는 손님들도 일을 하는 저도 지겨울 것 같아요. 저희 고객들은 전부 단골이거든요.
제가 손님들께 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인 것 같아요.

▶ 1인 셰프 체┠?혼자 음식을 만들고 서핑까지 하다보면 힘들지 않나요? 음식이 늦게 나온다고 항의하는 분은 없나요?
힘들죠 특히나 여름에는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주말에는 아르바이트생을 쓰기도 해요.
제가 좀 편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손님들께 죄송스럽기도 해서…
혼자서 하다 보니 손님들도 저를 안쓰럽게 보실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럴수록 여유를 갖으려고 더 노력해요. 제가 허둥지둥 거리면 손님들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음식이 늦게 나온다고 항의 하시는 분들은 많지는 않아요. 대신 제가 잊어버렸을까봐 본인이 시킨 음식을 확인 하시는 분들은 많으시죠. 바에 앉으시는 분들은 보통 요리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시는데 그런 분들께는 제가 말도 많이 걸어요. 주로 요리 이야기지만요

▶ 손님과 셰프가 소통하면서 요리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기는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이 생각나네요.
그렇게 자유롭게 영업하고 싶어요. 손님들과 이야기를 한다는 건 정말 좋아요.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이야기의 주제가 주로 요리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손님 취향도 알 수 있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언제부터는 드시고 싶은 걸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물론 드라마처럼 원하는 모든걸 뚝딱 만들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서 제공해드릴 수 있는 가게가 되었으면 합니다.

▶ 방송을 통해 요리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차츰 변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손님 맞춤 주문이 가능한 메뉴가 생기면 반응이 좋을 것 같지만 셰프에게는 부담 아닌가요?
어떤 사람은 그게 부담이 될 수 도 있지만, 저는 사실 그런 것이 즐겁거든요. 뭔가 미션을 하는듯한 느낌도 들고, 재밌어요.
아무리 맞춤 메뉴를 만들어 드린다고 해도 너무 터무니없는 것을 주문하는 분들은 없어요.
제 가게에 오셔서 갈비찜을 해주세요! 이러시지는 않거든요. 다만 오늘은 좀 출출해요 담백한 육류가 먹고 싶은데 어떤 게 좋을까요? 정도죠.

저런 정도도 부담스럽다면, 애초에 주방을 오픈하면 안돼요(웃음)

▶ 제가 듣기론 손님 중에 “배부르다”며 억지로 감자튀김 같은 안주를 시키는 손님보단 맥주 한잔 마시로 오는 손님이 더 좋다고 하시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맥주에 감자튀김을 주문해야 매출이 오르는거 아닌가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편하게 느끼면 좋을 것 같아서. 또 한 가지 이유는 배가 부르면 음식이 맛이 없으니까. 저는 음식이 남겨지는 것이 싫어요. 마음이 안좋죠.
배가 부르시면 요리를 꼭 안 드셔도 괜찮아요. 저는 많이 드시는 분들도 좋지만, 맛있게 드시는 분들을 볼 때 더 기분이 좋거든요.

▶ 이름이 ‘꼬끄오맥’ 조금 특이한 것 같아요. 무슨 뜻인가요?
불어로 ‘꼬끄(Coq)’는 닭 ‘오(au)’는 ~를 넣은 이라는 뜻인데요, ‘꼬끄오뱅(coq au vin)’이라는 와인으로 요리하는 닭 요리에서 따왔어요. MAC은 Mac’n cheese의 맥일 수도 있고, 맥주의 맥일 수도 있죠. 무엇보다 역발상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꼬끄오맥’ 하면 열에 아홉은 치킨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가게 로고도 닭을 연상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보면 ‘치킨’은 없죠. 치킨 집 같지만 치킨 집은 아닌 대신 동네 술집에서 먹기가 쉽지만은 않은 요리가 있는 공간! 그런 컨셉을 원했어요

▶ 요즘 테이크 아웃 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근데 ‘꼬끄오맥’은 테이크 아웃을 지양한다던데 이유가 있나요?
당연한 소리지만 매장에서 먹는 음식과 포장을 해간 음식은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포장해가면 맛없어서’가 가장 큰 이유죠

그리고 한 가지 이유를 더하자면 제가 만든 음식을 제가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항상 만들던 음식도 만들 때 실수를 할 수도 있어요. 실수는 예고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같은 실수여도 매장 안에서 드시면 처리가 가능하죠. 하지만 테이크 아웃 같은 경우는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어요. 그냥 맛없는 집이 되는 거죠.
그런게 싫어서 포장은 안해드려요.

▶ 동네 골목 상권을 목표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저도 이제 시작하는 입장이라 조심스럽지만 자신과 매장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정체성을 최대한 지켜 나가면 좋겠습니다. 그 안에서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맞춰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고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은 매장들이 어필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할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은 다른 것 없어요.
오신 분들께 최선을 다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동네 상권의 특성상 내가 만족을 하면 누군가를 꼭 데려오거든요.
그것만큼 확실한 마케팅은 없죠.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꼬끄오맥을 오래 운영하는 것이 일단 첫 번째 목표 입니다.
그리고 전혀 다른 컨셉의 업장을 오픈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꼬끄오맥’을 꼭 수입을 내는 목적이 아닌 제 취미 생활을 하는 공간 같은 업장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그때쯤 되면 정말 오래된 손님들과 더 재밌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취재하며 주문한 메뉴
- 꼬끄오맥 : 14,000원
- 봉골레 파스타 : 12,000원
- 크림 생맥주(520cc) : 3,500원
- 자양하이블 유자차 : 각 4,500원

메뉴에 대한 평
꼬끄오맥 메뉴의 마카로니 튀김은 이색적인 맛있었다. 추천해 주고 싶은 메뉴이다. 꼬끄오맥 모듬의 닭고기는 생닭을 사서 불에 굽은 것 까지 직접 하고 있다. 잘 베인 양념과 숯불맛에 신선한 부추와 양파의 상큼함까지 더해져 맛을 배가 시킨다.

봉골레 파스타는 일반 시중의 파스타집의 파스타 면보다 두껍다. 얇고 푹익힌 파스타 면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색할 수도 聆립?먹다 보면 그 매력에 빠지게 된다. 거기에 신선한 바지락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으며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봉골레 파스타의 맛을 비법 오일로 깔끔하게 입맛을 잡아낸다.

김유경 기자 you01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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