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위 간부가 "고용확대 나서라" 압박

입력 2015-09-06 20:03  

금융지주 회장 '연봉 반납·청년 채용'은 자발적 결정이라지만 …

관치 통하는 금융권서 분위기 조성 '분석'
금융사 "지금도 적정인력보다 더 뽑는데" 불만



[ 이태명/김일규 기자 ] 지난 3일 KB·신한·하나금융그룹 회장들이 연봉 자진반납을 결의한 배경에는 금융감독원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대 금융그룹 회장은 ‘심각한 청년취업난 해결을 위한 자발적 결의’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정부의 관치가 작용한 것이다.

○정부 입김 작용한 듯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 회장이 연봉 반납을 결의한 것은 2일 조찬모임에서였다. 이들은 결의 내용을 2일 밤늦게까지 각 그룹 인사팀을 통해 조율한 뒤 3일 공동발표했다. 금융위원회 A국장은 “우리도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했다. 사전에 정부 차원에서 압박이 없었다는 얘기다. 회장들의 설명도 비슷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오래전부터 두 분과 함께 논의했는데 마침 이날 뜻이 모아진 것”이라고 했다. 김정태 회장도 “자연스럽게 뜻을 모았다”고 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선?善意)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연봉 자진반납 이면엔 정부의 물밑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가 3대 금융그룹에 청년고용 확대에 적극 나서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이런 움직임을 금융위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봉 자진반납은) 청와대가 하반기 국정 최우선과제로 ‘청년고용 확대’를 내세운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청년고용 확대 등 노동개혁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기업의 연봉삭감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이끌어내기 위해 당국의 압박이 비교적 잘 통하는 민간 금융그룹을 움직여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란 얘기다.

○금융권 “채용 늘릴 여력 없는데”

연봉 반납으로 금융권 신규채용은 늘어날 전망이다. KB·신한·하나금융은 연봉 반납분을 재원으로 내년부터 예년 채용인원 대비 1000명가량을 더 뽑을 계획이다. 그러나 신규채용 확대가 향후 금융회사의 경영부담을 가져올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은행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연봉 반납으로 청년 신규채용을 늘릴 수 있겠지만 금융회사들이 지금 채용을 늘릴 필요가 있는 상황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2분기 1.82%에서 올해 2분기 1.58%로 뚝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경비절감, 인터넷·모바일 위주의 영업환경 변화에 맞춰 은행들은 점포 수도 줄여왔다. 작년 6월 말 7451개였던 은행 점포는 올해 3월 말 7356개로 줄었다. 채용 확대보다 구조뗍ㅐ?필요한 상황이다.

‘과잉 채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국내 은행권 총 임직원은 작년 3월 말 11만8762명에서 올해 3월 말 11만8812명으로 소폭 늘었다. 수익성은 나빠지는데 인력은 더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KB·신한·하나금융 등 3대 금융그룹만 지난해 2416명에서 올해 4283명(예정)으로 78%가량 채용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한 금융지주 부사장은 “지금도 적정 인력보다 많이 뽑고 있는데, 연봉 반납분으로 채용을 더 늘리면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벌써 고민”이라고 말했다.

연봉 자진반납 움직임은 금융권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BNK, DGB, JB금융 등 3개 지방금융그룹 회장이 연봉을 반납하기로 한 데 이어 다른 금융회사도 동참 여부를 고민 중이다.

이태명/김일규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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