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행사기간 준 지 1년간 묵묵부답...효력 상실".태평양"효력있다"반박
쌍용양회 주가 10년래 최고 수준...채권단 안 팔면 감사원 감사걸려 '속앓이'
채권단 "日태평양 조치는 예정된 수순...법적 불확실성 해소 계기"매각 추진할 듯
이 기사는 09월07일(16:2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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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공업의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중인 채권단에 경영권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태평양시멘트가 경영권을 상실하고 2대주주로 지분 가치도 하락할 것을 우려해 취한 법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7일 일본 태평양시멘트(대표이사 후쿠다 슈지)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등 쌍용양회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이하 채권단)를 상대로 오는 10월 8일 임시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냈다. 또 태평양시멘트는 우선매수권이 유효하다는 지위확인을 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했다고 이날 밝혔다.
쌍용양회는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일본 태평양시멘트에게 위임한 경영권을 채권단이 가져올 수 있도록 신규 이사 5명을 선임하는 안건의 임시주총을 10월 8일 열기로 결의했다. 태평양시멘트는 2000년 유동성위기를 겪은 쌍용양회에 665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2005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하는 과정에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면서 2대주주로 밀려났다. 채권단은 당시 쌍용양회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었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을 미루고,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에 경영권을 위임했다. 대신 향후 지분 매각시 이를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현재 채권단은 쌍용양회 지분 46.83%를 보유하고 있고 태평양시멘트는 32.36%를 가지고 있다.
태평양시멘트측 관계자는 이날 "쌍용양회 채권단측에게 우선매수권 행사를 여러차레 밝혔다"며 "공개 매각 시도는 명백한 침해행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채권단 얘기는 다르다. 채권단이 쌍용양회 경영권 매각을 의결(2014년 10월)한 지 1년이 됐고, 그동안 계속 태평양시멘트측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어봤지만 협상과 답변을 거부하고 행사하지 않아 그 효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하는 채권단 입장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내부 규정과 법률자문을 거친 결과, 태평양시멘트측의 우선매수권이 유효하지 않은 상태"라며 "채권단이 대주주가 된 지 10년, 매각을 결의한 지 1년이 지나도록 태평양시멘트때문에 경영권을 팔지 못한다 ?주주가치와 매각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쌍용양회를 지금 파는 것이 꼭 채권단에게만 이롭고 태평양시멘트에게만 손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그동안 쌍용양회에 투자한 원금만 1조1820억원에 달해 이번에 매각을 하더라도 태평양시멘트와 마찬가지로 손해"라면서도 "정부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서울보증보험입장에서 향후 쌍용양회 주가가 더 떨어졌을 때 매각하면 감사원으로부터 ‘헐값 매각’시비를 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현재 쌍용양회 주가는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7일 종가는 전날보다 6.27%오른 2만1200원을 기록했다. 이에대해 태평양시멘트측은 "채권단의 조치는 매각차익을 극대화하기위해 다른 소수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하는 주주권 남용행위"라고 반발했다. 태평양시멘트는 경영권을 뺏기고 채권단 지분이 다른 업체에 넘어가면 2대주주의 지분가치가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은 예정대로 쌍용양회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매각공고와 다음달 주총 후 예비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태평양시멘트의 조치는 예견된 수순"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오히려 투명하고 적법하게 매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에 채권단 입장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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