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 신동빈 회장 증인 쟁탈전, 부끄럽지도 않나

입력 2015-09-07 18:11  

국회 상임위원회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우려고 야단이라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를 감사하는 정무위원회를 비롯해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이 증인으로 부르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무위 한 곳으로 교통정리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증인 채택이 중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 못 하는 지경이다. 국회가 특정 민간기업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까지 개입해 정쟁의 대상으로 확대할 태세다. 뭔가 여론의 흥미를 끌 건수를 잡았다고 보는 모양이다.

국감은 대한민국 기업에 고질적인 리스크가 돼버린 지 이미 오래다. 툭하면 그룹 총수를 포함한 기업인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부르고 국감기간에는 해외출장까지 못하게 법으로 막고 있다. 더욱이 하루종일 불러 앉혀놓고는 불과 몇 초 동안 기껏 질문 한두 개를 하거나, 심지어 아무런 답변도 듣지 않은 채 돌려보내 기업인들의 금쪽같은 시간만 축내는 사례가 허다하다. 국감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민간 기업인을 불러 호통치고 망신주고 벌주는 것이 관행처럼 돼버렸다. 국감무용론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국회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회가 현재 7개 상임위에서 확정한 일반인 증인 159명 중 그룹 총수 일가와 임직원 등 기업인이 68명이나 된다. 국감이 개시되는 오는 10일까지는 이보다 더 불어날 것이다. 국회는 올?수감기관이 779곳(지난 6일 현재)으로 사상 최대 규모여서 시간이 모자란다며 아우성을 치면서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국회의 횡포다. 국회가 총수나 사장 등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부르며 뒤에서 은밀한 거래, 소위 민원을 해결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인 상황이다. 정부가 그토록 호소하고 있는 경제활성화법은 곰팡내가 나도록 방치한 국회다. 그러나 올해 국감 일정은 2차까지 회차를 늘려놓았다. 기업들은 한 치 앞을 모르는 대내외 여건에서 수익성 악화, 경쟁력 약화에 비상인데 국회는 그런 기업 발목만 잡고 있다. 이런 저질과 호통, 원님행차식 국감을 도대체 언제까지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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