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중 한화·현대차·신세계 승계 자녀 지배구조 가장 취약"

입력 2015-09-09 16:17   수정 2015-09-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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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정동 기자 ]
국내 30대 그룹 중 한화와 현대차, 신세계의 지배구조가 가장 취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경우 '제2의 엘리엇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딜로이트안진-CEO스코어 지배구조 정책 포럼'에서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186곳) 대주주 일가 우호 지분은 44.5%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보면 31% 이하로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기준으로 볼 때 한화그룹과 현대차그룹, 신세계그룹의 경영권 승계 자녀들의 핵심 계열사 지분률이 30% 이하로 지배구조가 가장 취약하다"며 "현대백화점, OCI 등도 경영권 방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지배구조 관련한 회계, 감사, 이사회, 소액주주보호 등에서 국내 대기업 그룹의 국제적 위치가 낮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요소가 외국계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다툼 타깃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달 8일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국제경쟁력지수에서 한국은 기업의 책임은 2007년 29위에서 지난해 98위로 추락했다. 회계 및 감사 부문은 35위에서 84위, 이사회 부문은 30위에서 126위, 소액주주보호는 31위에서 119위로 강등됐다.

사외이사 구성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포춘(Fortune) 100대 기업들의 사외이사 815명의 출신 이력을 보면 재계 출신의 전문가가 74%에 달한 데 비해 관료 출신은 10%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 187곳의 사외이사 중 재계 인사는 16%에 머물렀고, 관료 출신은 39%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국내기업 지배구조 관련 우수기업으로는 전북은행, SK에너지, 다음커뮤니케이션(現 다음카카오)이 꼽혔다.

전북은행은 이사회 의사록 작성 시 이사별 발언 내용을 녹취해 책임 있는 발언을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투명성 제고 노력이 좋은 사례로 소개됐다. SK에너지는 사외이사추천자문단 운영,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감사위원의 책임과 권한 확대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향후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을 빠르게 가져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지주사 체제 그룹은 2012년 71%에서 올해 81%로 10%포인트 올랐다.

국내 100대 대기업 그룹 중 54개 그룹은 이미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쳤다. LG, 포스코, GS, 네이버, 셀트리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진, 하림, 애경 등 27곳은 다중지주 형태를 갖고 있다. 롯데, 대림, 현대백화점 등 6곳은 여전히 순환출자 구조에 머물러 있다.

박 대표는 "국내 기업 문화를 존중하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정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만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기업 스스로도 대외적 신용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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