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찾아 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실시간 성과에 매일매일 평가…자신 없으면 지원하지 마라"

입력 2015-09-0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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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 만은 직접 찾고 살핀다"


[ 윤정현 기자 ] “실시간으로 성과가 나오고 매일 평가받는다.” “먹이사슬의 밑바닥에 있다.” “자신 없으면 지원하지 말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9일 연세대 공학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 강단에 올라 증권업의 본질과 원하는 인재상을 가감없이 밝혔다. 그는 2007년 사장이 된 후 9년째 매년 직접 대학을 찾고 있다. 이날 채용설명회에는 300여명의 학생이 몰려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유 사장은 “제조업과 달리 금융업은 사람마다 만들어낼 수 있는 부가가치가 천차만별”이라며 “개인별, 팀별 성과에 대한 계량화된 평가 시스템이 잘돼 있어 실시간으로 성적이 나오는 곳”이라고 말했다. 보상은 확실하지만 내성과 끈기가 없다면 견디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직원은 갑(甲)이나 을(乙)도 아니고 병(丙)에 이은 정(丁)의 입장이라는 현실도 일깨웠다. 그는 “모든 국민이 고객이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전”이라며 “목에 힘주고 싶으면 다른 일을 찾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금융산업 내에서 증권업의 위상은 갈수록 커지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진출도 활발한 만큼 도전한다면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경제가 저성장기에 접어들어 과거처럼 새로운 부를 축적하는 게 어려워진 만큼 저금리 시대에 있는 재산을 불리는 게 관건이 됐다”며 “전 세계에서 투자상품을 잘 찾아서 포장하고 안내해주는 증권업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4년 전 베트남 내 50위 증권사를 인수해 10위로 올려놓은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을 모델로 삼아 성장하는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진출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 사장이 생각하는 최고의 회사는 최고의 인재가 모여 최고의 성과를 내고 최고의 대우를 받는 곳이다. 좋은 회사의 직원들은 출근하면서 사무실 문을 들어설 때 마음이 설레고 퇴근해 나오면서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잘난 사람’보다 ‘맞는 사람’을 찾는다.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팀워크가 탄탄한 이유”라며 “스펙이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 열정과 근성, 뚝심이 있어야 일을 부딪쳐가면서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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