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아이들에게 의미있는 체험교육 시간을 만들어 주는데 '마을'처럼 소중한 공간도 없다. 화곡본동 주민센터(강서구 초록마을로5길 29) 옥상이 그런 곳이다.</p>
<p>지난 9월3일 화곡본동 주민센터 옥상 텃밭에 무슨 일인지 꼬마 손님들이 찾아와 시끌벅적하기 시작했다.</p>
<p>찾아오는 사람이 드문 옥상 텃밭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장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특별할 것 없는 작은 텃밭이지만 아이들에게 이 작은 옥상 텃밭은 호기심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p>
<p>"선생님 이게 뭐에요? 이걸로 정말 김치 만드는 거에요?"</p>
<p>"야, 요게 크면 이렇게 큰 무가되는 거래…"</p>
▲ 화곡본동 주민센터 옥상 텃밭에서 아이들과 배추, 무, 부추 모종 심는 모습(사진=이채연 마을기자) |
<p>원래 이곳 옥상 텃밭은 화곡본동 주민센터 주민자치 위원들이 채소를 키워 동네 사람들과 나눠먹는 곳이었다.</p>
<p>초록향기 작은도서관(화곡본동 주민센터 2층) 이성애 관장은 "이곳을 좀 더 유익하게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옥상 텃밭을 동네 아이들을 위한 멋진 체험학습장으로 변신시켰다.</p>
<p>9월 3일 작은 도서관 후원 사업으로 시작한 행사 중 환경수업을 위한 '어린이 텃밭 체험'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초등 1~2학년 학생들과 3~4학년 학생들 두 반으로 나눠 진행됐다.</p>
<p>1시간은 모종을 심기 위한 이론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아이들은 멀리 가는 것도 아니건만 들뜬 모습으로 이론 수업이 빨기 끝나기를 기다렸다.</p>
<p>김태희(화곡초3) 어린이는 공부방 수업도 빼먹고 체험학습에 참가했다.</p>
<p>직접 흙을 만지게 하고 싶었지만 거름이 섞인 흙에서 나는 쾌쾌한 냄새와 끈적끈적한 느낌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비닐장갑을 끼고 모종을 심게 했다. 하지만 김지성(화곡초2) 어린이는 맨손으로 직접 흙을 만지고 싶었다.</p>
<p>"흙에서 지렁이가 나올까봐 무서웠는데 흙을 만지니까 너무 좋아서 맨손으로 만지고 싶어요. 애기 배추도 예쁘고, 무 싹이 제일 예뻐요."</p>
<p>지성이는 작은 모종이 행여 다칠까 조심스럽게 배추 모종을 심었다.</p>
<p>"오늘 집에 가서 엄마한테도 자랑하고 일기에도 쓸 거에요"</p>
<p>지성이는 행복해 보였다.</p>
<p>"이 모종이 이만큼 큰 무로 잘 자라게 물도 열심히 주고 잘 가꿀 거 에요. 그래서 11월에 얼마나 크게 자랐는지 꼭 뽑아 볼 거에요."</p>
<p>친구와 함께 얘기도 하며 예쁜 모종도 심는 텃밭 체험이 신나고 재미있다는 용성민(화일초3) 어린이는 이 작은 모종이 큰 무가 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단다.</p>
▲' 어린이 텃밭체험' 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 '찰칵' (사진=이채연 마을기자) |
<p>이날 텃밭 수업을 진행한 배시현 강사는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p>
<p>오늘 배추 모종 심기 '어린이 텃밭체험'은 아이들이 직접 키운 배추를 수확하는 기쁨과 농부들의 수고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p>
<p>그래서 일회성이 아니라 모종들이 잘 자라게 계속적으로 물도 주고 가꾸어 11월 초에는 아이들이 배추나 무를 직접 수확하게 하여 집으로 가져가게 할 계획이다.</p>
<p>초등학생 1~3학년 아이들(남 5명, 여 15명) 20명과 자원봉사자, 동장까지 함께 참가한 체험행사를 보며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떠올랐다.</p>
<p>"얘들아! 배추 다 자라면 아줌마도 한포기 줄 거지!"</p>
<p>이채연 마을기자 yihk60@naver.com</p>
<p>• [이채연 마을기자]는 언제부턴가 '함께 나누는 삶'에 가치를 두고 15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지역신문 리포터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그는 강서구민이 된지는 얼마 안 됐지만 봉제산의 매력에 푹 빠져 강서구를 사랑하게 되었고, 강서구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 마을기자가 되었다. 강서구민의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바르게 전하는 소통의 전령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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